Art

Michel Henry 미셸 앙리 《 The Greatest Colorist 위대한 컬러리스트 》

Michel-Henry 미셸 앙리

《 The Greatest Colorist 위대한 컬러리스트 》

얼마전에 끝난 전시지만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 전시기에 전시 후기를 올려봅니다.

전시 기간 : 2024. 10. 8 – 2024. 11. 17

관람 시간 : 화~일 10:00am – 7:00pm

(6:30pm 입장 마감, 매주 월요일 휴무)

장소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

예술의 전당은 주말에 언제나 사람이 많은 관계로 오전 일찍 보려고 서둘렀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가을을 만끽하려는 인파가 많아서인지 혹은 전시 막바지여서 그런지 관람객들이 무척 많았습니다. 갑자기 전시장에 사람들이 몰린 탓에 티켓을 끊고 바로 입장이 어려울 정도였는데요 무려 40분 정도 입장 가능 시간을 직원분께 안내받은 후 기다린 후에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작품들은 실제 작가가 그린 그림 원화 그대로 아주 가까이 볼 수 있도록 전시가 되어있는데요

한가람 미술관의 7관 B1층은 다른 곳에 비해 전시공간이 넓은 편은 아니어서인지 사진촬영에도 제한이 있습니다.

플래시 없이 전시 중반부부터 일부 작품만 촬영이 허가되어 몇 작품들만 담아 보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이번 전시에서 미셸 앙리의 색을 가장 잘 보여준 전시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던 초기 네덜란드와 스페인의 풍경부터 대표적인 꽃을 그린 정물화들도 전시가 되어있는데요

포스터에서도 보시다시피 그의 그림은 대체적으로 매화 화려한 색감을 보입니다.

주로 유화 작품으로 물병에 꽂혀있는 정물화 혹은 뒤에 파리를 배경으로 한 대비되거나 비슷한 느낌의 정물화를 주로 보여줍니다. 그래서인지 확실히 파리의 색채와 느낌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듯싶었습니다.

그는 빨강, 파랑, 노랑 등 여러 색들을 사용했는데요, 그중 가장 많이 보이던 색의 작품은 빨강, 레드입니다.

보통 레드 컬러가 뭔가 강렬하다 못해 어두운 이면을 보이기도 하는데, 앙리는 이를 채도와 명도 등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화려하고 강렬하지만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풀어낸 점이 그의 그림의 특징이라면 특징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특히 꽃과 과일로는 체리, 사과 등 붉은 과일들과 함께한 정물들이 주로 보입니다.

미셸앙리

파리 다리 위의 귀여운 비둘기의 그림은 벌써 판매가 되었더군요.

이렇게 가끔은 위트가 느껴지는 그림들을 보니 사진 속 그의 웃음처럼 넉넉한 마음이 보이기도 합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앙리는 구도와 색도 매우 잘 쓰는 듯한 느낌입니다.

아주 단순해 보이지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세한 칼라의 섞임의 농도가 아주 디테일하게 그만의 화법으로 풀어냈음이 느껴지며 생각보다 다양한 색으로 표현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림이 훨씬 풍성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처음 그림을 그릴 당시 오로지 색채에만 관심이 있었다고 합니다.

어두운 색을 밝게 그리려고 했던 그의 노력은 그의 밝고 맑은 마음을 그대로 나타내는듯싶었습니다.

전시 뒤편으로 갈수록 양귀비꽃을 이용한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는 현실을 상상으로 구현해서 풍경과 정물을 같이 동시에 놓고 그린 작품들도 많이 선보이고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내가 앉아있는 자리에서 마치 판타지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많은 것을 비우고 상상한 대로 그린다는 것, 구현하는 것이 쉬워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음을 알기에

단순해 보이지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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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탱크예술제 – 마포 문화비축기지 전시 추천, 예약 링크

2024 탱크예술제

《 미래를 그리다 》

 

마포 문화비축기지에서 최근 재미있는 전시가 열려서 소개해봅니다. 바로 이름부터 무시무시한 탱크예술제인데요, 해당 전시 프로젝트는 매년 마포 문화비축기지에서 신진 예술가와 함께 문화비축기지의 공간을 새롭게 재해석하고 다양한 예술을 선보이는 프로젝트입니다.

 

전시 기간 : 2024. 10. 11 – 2024. 11. 3

관람시간 : 10:00am – 6:00pm

장소 : 마포 문화비축기지

관람료 : 무료

 

문화비축기지는 예전 석유기지 시절에 있었던 탱크로리 일부를 개조하여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한곳이기도 합니다. 이를 주제로 여러 예술가들이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로서 올해는 ‘미래를 그리다’라는 주제로 시각적으로 그리는 그림을 넘어서 그야말로 먼 미래의 계획과 상상을 작품으로 펼쳐보이는 전시입니다.

탱크예술제의 특징이라면 단순히 캔버스를 통해 보는 평면적인 작품을 넘어서 관객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참여형 전시가 많기도 합니다. 날씨 좋은 가을날 공원을 천천히 산책하면서 다양한 작품을 만나보는 좋은 시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전시는 전시 뿐만 아니라 강연이나 공연,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사가 열린다고 하니 시간표를 참고하신 후 원하시는 시간에 방문하시거나 사전예약이 필요하다면 미리 예약해서 방문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전시 위치와 작품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문화비축기지

​T1 파빌리온

마인드붐 <발 아래 처음과 하늘 아래 마지막>

 

T2 실내공연장

노진아 <진화적 시간의 알고리즘 Evolutionary Algorithm>

T4 복합문화공간

서울경제, 대강포스터제 기획 <2024 제3회 대강포스터제>

T5 미디어관

이형곤×이재옥 <물의 시간>

T6 문화아카이브

노승관 <안녕 안녕 다시 안녕>

T6 원형회의실

이상욱 <가상의 데이터베이스 파빌리온 Hybrid Space Series : Virtual Database Pavilion>

 

  • 행사 일정표

아티스트 토크나 강의, 강좌는 아래 시간표 참고해주세요.

날짜

시간

행사

장소

10/11 (금)

3:00pm – 5:00pm

토크

아티스트 토크 – 노승관

T6 강의실

10/12 (토)

10:00am – 1:00pm

강좌

도슨트 – 2024 제3회 대강포스터제

T6 강의실

1:00pm – 3:00pm

토크

아티스트 토크 – 노진아

T6 창의랩

3:00pm – 5:00pm

토크

북토크 – 우리의 속도를 만들어

T6 옥상마루

7:00pm – 8:00pm

공연

스크리닝 – 마인드 붐

T2 야외무대

10/13 (일)

10:30am – 12:30pm

강좌

깨달음의 예술, 한글 – 한재준

T6 강의실

11:00am – 1:00pm

강좌

AI로 1분영화 만들기 – 이형곤 & 이재욱

T6 창의랩

1:00pm – 3:00pm

강좌

슬슬 풀릴지어다 마음, 부화 – 마인드붐

T6 강의실

3:30pm – 5:00pm

강좌

싱잉볼 사운드 – 마인드붐

T6 옥상

 

 

  • 시민참여 프로그램

각 전시는 도슨트 투어도 운영되며 그 밖에도 각 테마별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매해마다 서울시에서는 서울시 공공예약 서비스를 통해 사전신청을 받고 있으며, 일부 프로그램 (전시 도슨트 투어, 숲해설투어, 북 피크닉) 은 현재로서는 예약이 마감되었고, 비축공간투어만 예약을 받는 중입니다. 이 마저도 현재 남은 예약석이 많지 않으니 관람 원하시는 분은 확인하시고 서둘러 예약하시기 바랍니다.

  • 위치 : 마포문화비축기지 – 서울특별시 마포구 증산로 87

문화비축기지는 공간이 매우 넓은곳이며 각 전시별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아래 자세한 지도를 참고하시면 관람시 도움이 될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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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탄생 100주년 기념 《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 》 –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천경자 탄생 100주년 기념

《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 》

서울시립미술관에 가면 언제나 한켠에는 천경자 작가의 그림이 걸려있는데요, 이번 전시는 천경자 작가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천경자뿐만이 아니라 근현대에 활동하는 다양한 국내 여성작가의 작품들을 전시합니다.

최근 한국의 여성 아티스트들이 해외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작가들이 그동안 어떤 방식으로 자신만의 작품 활동을 해왔는지 그리고 지금 이 시대에 이를 확장하여 어떻게 발전하면 좋을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전시 기간 : 2024. 8. 8 – 2024. 11. 17

관람시간 : 화~금 10:00am – 8:00pm

토, 일, 공휴일 10:00am – 7:00pm (하절기 3-10월)

10:00am – 6:00pm (동절기 11-2월)

(매주 월요일 휴무)

장소 :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2F

관람비 : 무료

이미 너무나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천경자 작가는 국내 여성 근현대 미술에서 많은 의미를 주는 작가이기 때문에 모르시는 분들이 없을 정도로 한국의 대표적인 여성 화가이기도 합니다. 그녀는 광복 이후 무엇보다 동양화가 전부였던 시대에 채색화를 도입하여 일본화의 색이 아닌 한국적인 색채로 그려나갔고 한국화라는 틀과 경계조차 벗어나 자신만의 색으로 담아놓은 자유로는 화풍을 선보입니다. 재로 역시 다양하게 사용하였기에 그녀의 그림을 보면 현대적인 묘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수많은 여성 작가들은 훗날 이런 자주적이고 주체적인 인식에 영향을 받아 현대 미술에서 다양한 자신만의 색채를 표현하는 작가들이 등장할 수 있었기에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고 지금까지도 많은 미술계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전시는 6개의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었으며, 시대별로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광복 이후에는 아무래도 작품들을 전시하거나 선보일 곳이 많지 않았기에 조선미술전람회 혹은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출품하여 입상한 작품들이 많은 편이며 이를 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작품은 이번 전시의 대표적인 작가인 천경자의 작품으로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이기도 한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이자 자주 그리던 오브제인 뱀을 그리게 된 계기는 매우 괴롭고 고통스러웠던 시기에 이를 표현하기 위함이기도 한데요 그래서 그런지 그녀의 초상화는 환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애잔함이 느껴집니다.

천경자

천경자 –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 1977

천경자는 1972에 약 20일간 베트남에서 여러 화가들과 함께 한국군의 활약상을 기록화로 그리기도 했는데, 그때 당시 그린 스케치와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때 그린 그림으로 돈을 받게 되면서 경제 사장이 나아지면서 그림에만 몰두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천경자 – 26연대 부락작전 1, 2, 1972

천경자 – 수장굴 수색작전 / 헬기수송작전 / 폐복작전 / 갈대 수색작전, 1972

그때 그린 그림 중 하나인 <꽃과 병사의 포성>은 한때 국방부에 걸려있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천경자 – 꽃과 병사와 포성, 1972

반대쪽에는 한국의 춤을 그린 여러 작가들의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특히 한복의 화려한 색채와 움직임들이 눈에 띄는데 작가마다 이렇게 다른 색다른 느낌으로 그린 것을 비교해서 볼만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화려함과는 달리 당시 시대는 정치적으로 암울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슬픔을 쏟아내기 위한 몸부림이기도 했기에 기쁨 속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기도 합니다.

장상의 – 번뇌, 1988 / 다시래기, 1988

이숙자 – 얼쑤! 얼싸!, 1991

이화자 – 무제, 1997

이후 혁명 시대의 수많은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잘 대변해 주던 조각상도 눈에 띕니다.

몸짓과 표정이 그림에서 볼 수 없었던 부분을 입체적으로 표현해서 좀 더 실감 나기도 했습니다.

 

문은희 – 무제 / 4-19 혁명 / 무제, 2000년대

윤애근 – 공-독도, 2005

 

이어지는 옆 공간에서는 먹으로 그린 듯한 한국화의 성향이 짙은 화풍의 그림들이 주로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1922년부터 1944년까지 열린 조선미술전람회의 출품작으로 일제강점기에 일본에 의해서 만들어진 미술공모전인데다 각종 심사의 차별, 수상제도 등 여러 비판을 받기는 했으나 당시 암울한 상황에서는 이곳에서 밖의 작품을 선보일 길이 없었는데요, 물론 이를 계기로 훗날 광복 이후 대한민국 미술전람회(1949-1981)로 이어지면서 한국 근현대미술을 보여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공간에서는 먹으로 그린 듯한 한국화의 성향이 짙은 화풍의 그림들이 주로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1922년부터 1944년까지 열린 조선미술전람회의 출품작이 주로 전시되어 있는 공간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에 의해서 만들어진 미술공모전인데다 각종 심사의 차별, 수상제도 등 여러 비판을 받기는 했으나 당시 암울한 상황에서는 이곳에서 밖의 작품을 선보일 길이 없었지요.

물론 이를 계기로 훗날 광복 이후 대한민국 미술전람회(1949-1981)로 이어지면서 한국 근현대미술을 보여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박래현 – 여인 / 소녀, 1942

주로 해당 전시공간에서는 당시의 여성의 생활이나 생활 속 모습 혹은 시대상을 볼 수 있는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박래현 화가는 당시 김기창과 함께 한국전쟁 이후 군산에서 피난생활을 하며 동양화를 연구했는데 일본을 통해 큐비즘을 접하면서 동양화에 큐비즘의 형식을 더한 <회고>라는 작품으로 1957년 국전에 입선하기도 했습니다. 큐비즘이 더해진 한복 입은 여인의 모습은 뭔가 서양의 큐비즘 작품들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박래현 – 회고, 1967

원문자 – 무리, 1964

앞서 보여준 천경자나 박래현의 경우는 일본 유학으로 독특한 화풍을 표현하기도 하였지만 해방된 이후로는 국내 대학에서 교육을 받아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작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대학교, 홍문 대학관(지금의 홍익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서라벌 예술대학교가 그 시초가 되기 시작하면서 하나둘씩 작가들이 등장하기 시작하였고, 한국에서만 표현할 수 있는 화풍과 풍경들을 담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이인실 – 추교, 1965

당시는 아무래도 소재의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화려한 색보다는 먹으로 그린 그림이 많았고, 테크닉적인 면에서도 한계가 있다 보니 조금 독특하다면 이렇게 탁본으로 만든 작품들도 종종 눈에 띕니다.

김경자 – 반야경, 1972

피폐한 당시의 사회상황에서 그래도 온전히 남은 역사의잔해 중 창경궁은 현재까지도 많은 작가들이 영감을 얻는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아름다운 창경궁은 이곳에서도 몇몇 작품들이 눈에 띕니다.

이희자 – 염, 1981 / 이숙자 – 고찰, 1979

희미한듯한 색감이 인상적이었던 오낭자의 작품은 그 시대만의 아련함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오낭자 역시 창경원을 자주 산책하면서 동물을 자주 그렸다고 합니다.

오낭자 – 여일, 1977

원문자 역시 인물을 그리다 화조로 바꾸면서 창경원의 칠면조의 생태를 연구하면서 그리기도 했는데 이 작품은 국전에서 국회의장상을 받기도 했다고 합니다.

원문자 – 칠면조, 1970

 

뒤이은 공간에서는 작가의 색채와 개성이 가득한 작품들이 주를 이룹니다.

천경자의 작품은 이곳에서 좀 더 다양한 작품들이 많이 보였는데요, 다른 공간에서 천경자의 작품만 한데 모아서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다시 봐도 역시 좋은 작품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네요.

 

천경자 – 청춘의 문, 1968 / 이탈리아 기행, 1973

천경자 – 사군도, 1969

이곳에서 전시되고 있는 천경자의 그림은 여행 중 서양의 이국적인 풍경을 담은 그림이 많습니다.

아프리카를 담은 <초원>, 스페인의 풍경을 담은 <그라나다의 도서관장> 등 천경자 작품이 한데 모여있는 공간에서도 다양한 나라와 도시의 풍경들을 담은 그림들을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그에 영향을 받은 화려한 색감의 이숙자와 오낭자 작가의 그림들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천경자 – 초원, 1973

천경자 – 그라나다의 도서관장, 1993

이숙자 – 이브, 1988

오낭자 – 재연, 2005

오낭자 – 군음, 1989

아래 세 작품은 한 작가가 그린 그림일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서로 다른 작가들의 그림들이고 다른 시대에 그린 그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한데 모아 전시해놓은 작품들이 마치 하나의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낸 것처럼 잘 어울리기도 했습니다. 

류미나 – 상, 1979 / 유인자- 풍요, 1991 / 박현자 – 만남, 2003

금동원 – 정릉의 봄, 1993

문은희의 군상들을 담은 작품들도 눈에 띄었는데요 마치 추상같기도 하고 사실화 같기도 합니다.

형태가 분명하지만 얼굴의 표정은 모호하나 그 움직임 하나로 표현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문은희 – 누드-군상, 2010년경

대형 탁본 작품이었던 <가르마>는 우리 선조 여인들이 곧게 타 올린 머릿속 가르마를 의미하기도 했는데, 그녀들이 살아온 길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이 작품은 세 개의 화폭으로 이어져 있지만 각 화폭의 위치를 조정함에 따라서 다른 형태의 그림으로 연출할 수 있기도 하니 어떻게 벽에 거는지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겠더군요.

 

심경자 – 가르마, 1998

먹과 목탄 채색으로 그린 이 작품은 선과 점이 나란히 전시되어 있는 상당히 추상적인 그림이지만

삶에서 죽음으로 이르는 길이라는 의미를 생각하면 단순하지만 단순하지 않은 그림이기도 했습니다.

차명희 – 상상, 2005 / 소리, 2011

이화자 작가가 그린 최근작인 <좁은 문 가는 길>은 양평의 단풍이 떨어지는 풍경을 담았다고 합니다.

이는 나이가 들면서 주변의 사람들이 하나씩 떠나가는 모습을 보며 생애의 끝으로 가는 길을 그린 작품으로 낙엽이 떨어지는 것처럼 언젠가 화려한 색을 보여주던 시절이 있으면 시간이 지나 떨어지고 쌓여 어떤 또 다른 생애의 길로 가는 느낌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삶의 끝을 마주하는 작가의 마음을 담은 작품인지는 몰라도 이렇게 좋은 그림을 남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작가들도 이제는 서서히 사라져가는 시대, 그 시대의 오래전 작품들을 잘 보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입니다.

이화자 – 좁은 문 가는 길, 2024

이번 전시는 무엇보다 천경자 작품들을 다시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자 시대의 변혁기에서 애써 창작의 끈을 이어갔던 비주류의 여성 화가들의 치열한 고민과 노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 그들도 어느덧 나이가 들었고 생애 남아있는 날들이 많지 않음을 느끼면서 잠시나마 살아있는 이 시대에 그 뜻을 기리며 이어나갈 필요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단순히 보존을 넘어서 끊임없이 변화와 도전, 혁신을 추구하려고 노력했던 작가의 마음가짐을 되새기며 모두가 사회에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지 생각해게 되는 좋은 전시라 생각됩니다.

천경자의 그림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가보시면 좋은 전시이며 그 밖에도 우리가 몰랐던 화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기에 시간이 되실 때 관람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천경자 탄생 100주년 기념 《 격변의 시대, 여성 삶 예술 》 –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더 읽기"

서도호 《 스페큘레이션스 Speculations 》 – 아트선재센터 전시 후기

서도호

《 스페큘레이션스 Speculations 》

 

올해 가장 많은 사람들이 기다렸던 전시 중 하나가 아닌가 싶네요.

바로 서도호 작가의 전시가 지난주 토요일 8/17일부터 열렸습니다.

해외에서 주로 활동하셔서 그런지 국내에서는 좀처럼 작품을 보기 힘들었는데요, 오랜만에 만난 서도호 작가의 새로운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 않나 싶습니다.

 

전시 기간 : 2024. 8. 17 – 2024. 11. 3

관람 시간 : 화~일 12:00pm – 7:00pm (입장 마감 : 6:30pm까지)

위치 : 아트선재센터

실제 거주했던 집이나 공간을 투명한 천으로 만들거나 재구성한 작품으로 집과 사람,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서도호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자신의 작업 방식과 작품의 전개 방식, 미래의 공간에 대한 다양하고도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선보였습니다.

주로 설치작품이 많았던 이전과는 다르게 영상과 함께 어우러진 그의 내러티브가 새롭게 다가오는 전시이기도 했는데요, 이번 전시의 제목이 《스페큘레이션(추측, Speculation)》인 이유도 그동안 그가 상상하고 생각했던 시간과 기억, 공간들을 현실에 존재하는 작품으로서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적절한 타이틀인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1F – 더 그라운드 The Ground

1층의 공간에서는 ‘완벽한 집 : 다리 프로젝트 (2010-2012)’를 중심으로 그가 작업한 스케치와 코오롱스포츠와 협업하여 만든 구명복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다리 프로젝트는 “당신을 위한 완벽한 집(Perfect Home)은 어디에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해 그가 살았던 뉴욕과 서울, 더하여 그가 살고 있는 런던까지 연결하는 방식으로 만약에 집과 공간이 이동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상상력을 보여줍니다. 특히 세 도시에 있는 집을 이동시키려면 태평양 바다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기후와 환경을 거쳐 북극까지 연결하는 루트로 이동을 해야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생각해 보는 완벽한 집에 대한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됩니다.

단순한 상상력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이렇게 진행을 했을 때 필요한 공간의 형태와 기술을 상당히 구체적이고 과학적이게 심미안적인 부분까지 고려하여 건축가, 생물학자, 물리학자, 산업디자이너 등 여러 사람들과 협력하여 실현 가능할지에 대한 수많은 고민을 했던 과정을 볼 수 있기도 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기후와 환경, 고립, 장벽 등 여러 가지 사회문제들에 대한 고민들까지 이전보다 좀 더 심도있는 작품세계를 구현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서도호 작가는 본인이 살았던 서울과 뉴욕, 런던의 집의 모형 하나의 다리로 연결 짓고 이 세 공간이 합쳐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시뮬레이션을 보여주면서 과연 이렇게 세 공간을 합치면 어떻게 보이는지에 대해 눈으로 볼 수 있도록 가상현실 세계에서 구현해 보기도 했는데, 언뜻 보면 살기 좋은 완벽한 집처럼 보이지만 과연 외형적 형태나 내형으로서도 각자의 고유의 기능과 개성을 상실하는 것이 정말 완벽한 집인지에 대해 묻기도 합니다.

현재 국경의 경계가 없는 지금 많은 주거공간은 그 나라의 고유의 특성이 점점 사라져가는 건물로 변모하고 있는데요, 많은 여행을 다니다 보면 이제는 어딜 가나 새로운 건물들은 비슷한 형태를 띠기도 하는데 아마 이러한 과정에서 비슷한 부분을 느끼게 되지 않았나 싶더군요.

집이란, 공간이란 결국 그 도시의 문화와 역사, 사회와 기후, 환경까지 고려되어 탄생되는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됩니다.

공간의 이동 과정에서는 태평양뿐만 아니라 북극까지 다양한 기후들을 거쳐갈 수밖에 없는데, 그 과정에서 과연 공간만 완벽한 집으로 만들면 끝나는지에 대해 묻기도 합니다.

인간은 안이든 밖이든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동물이기에 공간이란 의미는 결국 의복까지 확장되는 형태로 보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집의 가장 작은 단위는 옷이라는 형태로 보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이 과정에서 만든 프로젝트는 실제 아웃도어를 만드는 코오롱 스포츠와 코오롱의 업사이클링 브랜드인 레코드와 협업을 하면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각 프로토 타입의 옷은 실제 남극 탐험대 지원복에서 영감을 받아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제작되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디자인 스케치와 3D 샘플까지 보여주기도 하면서 코오롱의 기술력을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형태로 볼 수 있어 새로웠습니다.

특히 S.O.S라는 가장 완벽한 집으로서의 한 사람이 들어가는 작은 대피소 같은 옷을 보며 정말 저렇게 입으면 집은 어디서라도 이동할 수 있는 형태로, 그리고 꼭 집의 형태가 아니라도 옷으로도 변모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가 놓은 북극으로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다리 위에는 또 다른 건축물이 있는데 바로 대관람차에 다양한 국가의 맛집, 카페, 작은 가게 등 추억의 장소를 놓고 돌아가는 형태를 보여주기도 하느데 이는 삶에서 각자 중요하게 생각하는 공공장소를 하나의 구조로 결합한다면 소속감을 느낄지에 대해 묻는데 현대인의 스마트폰을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들기도 합니다.

각자 다국적의 앱스토어를 어떤 한 공간에 모아 놓은다면 저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실제 건축물로 만든다면 그것은 과연 많은 현실적 측면에서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스토어의 형태는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결국 공간이란 물리적 환경에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는데 이를 위해서는 많은 차원에서 다변화가 일어나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결국 한 가지만 발전되고 변한다고 해서 실현 가능하지는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는 항상 완벽한 집을 바라지만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완벽한 집과 공간이란 보통 살기 좋은 환경이거나 투자가치가 있거나 하는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하지만 어쩌면 그가 상상하는 집의 이동을 보면서 완벽한 집이란 어디든 자유자재로 옮길 수 있는 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이는 비행기와는 또 다른 부분이기도 한데 공간을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형태와 재료, 디자인도 수반되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실제로 작업하는데 있어서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스스로가 느꼈던 편리한 부분을 통합해 보는 것은 어떨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수많은 스케치들이 그 부분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생전 보지도 못할 형태의 구조들이 보이기도 했는데,  그렇게 상상으로 생각한 다양한 공간의 형태는 이렇게 수많은 스케치에 의해 나온 아이디어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회의를 하며 이루어진 결과물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자세히 보면 상당히 디테일하고 공학적인 측면이 돋보였는데 그동안 작가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상상하며 고심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예전 전시에는 단순한 집으로서의 작품들이 많이 보였다면 이번 전시에는 좀 더 범위가 넓어진 삶의 다양한 형태에 대한, 앞으로 미래에 우리는 어떤 곳에서 살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담아있는 듯 했습니다.

전시에 대한 아이디어 스케치를 영상으로 보여준 화면은 아래 유튜브에도 업데이트 했으니 그의 상상력을 어떻게 풀어나갔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참고하셔서 보셔도 좋을것 같습니다.

2F – Space 1

2층에는 주로 그가 거주했던 집을 모형으로 담은 작품들이 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특히 그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리버풀 비엔날레에서 선보였던 Bridging Home(연결하는 집)은 그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로 그가 어린 시절에 살던 추억의 집을 실제 리버풀 거리 건물 사이에 설치한 작품입니다.

이스트 런던(East London)은 특히 이민자가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라서 자신의 기억에 담긴 집을 이곳에 설치하는 것은 아주 적합한 공간이었다고 합니다. 일종의 정체성을 표현하기 아주 좋은 지역이었던 것이지요.

그는 어린 시절에 성북동 전통한옥에 살다가 뉴욕과 런던에 거주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데 두 가지의 문화를 경험하지만 동시에 어느 하나에 완전히 속해있지 않았다고 합니다.

현지인이지만 이방인이라면 느꼈을 그야말로 “끼어있는’ 자신의 정체성을 아주 잘 표현해 내기도 했습니다.

동시에 우리 문화는 또 다른 문화를 연결하는 고리가 될 수 있다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끼어있는 한옥의 모습은 뒤에 있는 다리 위에 설치한 작품도 마찬가지인데요

그가 이렇게 비스듬하게 한옥을 다리 위에 안착한 이유는 마치 하늘에서 집이 떨어지면 어떤 형태로 떨어질까 하고 설치한 작품이기도 한데 이 경우 완전하고 바른 위치에 착륙하기는 어렵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마치 만화에서나 나올법한 느낌과 형태로 설치를 한 것이지요.

하지만 이러한 형태의 한옥을 멀쩡한 다리 위로 올려놓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현실적으로 쉽지 많은 않았다고 합니다.

이유는 무게와 각도 여러 가지 기술적이나 건축학적으로도 고려할 만한 요소가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이는 기술자와 협의해 자신이 생각지 못한 곳에서 어느 정도 타협도 해야 했다고 합니다.

특히 지붕의 기와의 경우는 실제 점토를 붙이고 기와를 올리면 그 무게가 다리를 지탱하고 받치는 데에도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런던이라는 공간에서의 거리적 한계도 있기 때문에 기술자와 건설자와 타협하여 플라스틱이나 나무로 형태를 만들어서 올리는 방식으로 타협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누구나 상상은 하지만 현실로 구현해 낸다는 것은 많은 난관에 봉착하며 이는 혼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여러 사람과 논의하며 이루어지기에 작품도 삶도 모든 것이 오로지 혼자서 일구어낼 수 있지는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샌디에고 현대미술관 지붕에 집을 불시착시킨 ‘별똥별’ 작품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보다 이질적인 느낌의 한옥을 아주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여들게 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이주하면서 경험한 다양한 문화에서도 오는 느낌이 듭니다.

외국인에게는 낯선 한국의 집을 억지로 어떤 문화나 기술과 애매하게 섞이려 하기보다는 마치 불시착한 듯 좀 더 자연스럽게 놓이는 것이지요.

가끔은 한류라는 이름으로 너무 억지로 끼워 맞추려는 형태가 보일 때가 많은데 그런 면에 있어서 서도호 작가의 작품들은 뒤섞으려는 시도를 하다 본질을 잃고 자신이 의도한 것들을 삭제하거나 변형하기보다는 고유의 형태를 유지하며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놓는 것이 더 좋은 방향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끔 합니다.

 

생각보다 이 작품은 공학적으로도 재정적으로도 모든 어려운 난제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었다고 했는데요 그만큼 협력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며 조율해갔고 너무 많은 타협은 하지 않되 생각의 의도로 최대한 현실에 맞춰 진행했다고 합니다. 작가 역시 이 과정을 즐기기도 했다고 합니다.

 

한쪽 벽에는 이렇게 모듈화된 집들도 있는데 서도호가 살았던 모든 집을 건축 모형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많이 이동해서 살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그래서 집에 대한 탐구가 그에게는 자연스럽게 작품에서 이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심지어는 거푸집까지 이렇게 전시되어 있어 그가 어떻게 작업을 했는지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해변 가까이에 있는 집의 모형도 보입니다.

이 작품이 재미있었던 이유는 정말로 집 앞에 보이는 바다의 물이 파도처럼 움직이는 형태를 띱니다.

 

그는 집뿐만 아니라 대웅전 뒤편의 경주 사천왕사를 담은 작품도 있습니다.

사천왕사는 신라 문무대왕 19년인 679년에 지은 사찰로 당나라 고종이 신라를 공격하려 할 때 명량 법사의 조언으로 지은 사찰인데 당시 당나라 침입이 급박했기에 임시로 비단천으로 지은 것이 바로 사천왕사라고 합니다.

사천왕사를 짓고 간절히 빌어 부처의 보살핌으로 인해 신라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벗어났다고 하는 역사가 있는데 현재는 터만 남아있는 이곳을 작가는 작품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전시장에는 모형만 전시되어 있지만 이전에 런던의 미트래움 박물관(Mithraeum)에서 전시한 사진이 있어 가져와 봅니다.

특히 미트래움 박물관은 런던의 블룸버그 사혹 지하에 있는데 로마 시대 유적지인 미트라 사원을 보존한 곳으로 사천왕사와도 뭔가 연결되는 듯한 느낌을 보여줍니다.

작가 역시 이 사찰에 영감을 받은 작품을 전시함으로써 고대의 동양과 서양의 연결을 보여줌과 동시에 사람들이 어떤 의식을 하며 안식을 찾는 보편적 속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lehmannmaupin.com)

 

작가는 앞서 1층에서 본 것처럼 공간의 이동에 대한 작품들도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이렇게 트럭에 자신의 고향 집인 한옥과 정원을 싣고 미국 대륙을 횡단한다는 상상을 담기도 했는데요 미국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 파크를 달리는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는 집뿐만이 아니라 호텔도 마음대로 이동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트럭에 호텔을 짓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의 캠핑 카라반이기도 한데 다른 점이라면 그야말로 호텔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인데요

의외로 그 안의 디테일도 모두 꾸며져 있는데 이렇게 이동식 호텔을 짓게 된다면 언제든지 호텔도 가지고 다니면서 편리하게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어있을 경우는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돈을 받고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부수입 경제 수단이 되는 또 다른 대안이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한쪽 전면에 거울을 부착하며 달리는 대형 트럭은 좀 더 많은 공간을 사람들이 확장해서 볼 수 있도록 만들어줍니다.

보통 옆 차가 지나가면 풍경이 보이지 않지만 이렇게 트럭에 거울을 붙인다면 옆의 차들은 좀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어쩌면 더 넓은 시야로 옆에 지나가는 운전자까지 미국의 광활한 대륙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전시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전시 중 하나로 약 300여 명의 무리가 조각을 들고 이동하는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실제 기둥을 받치고 있는 사람들의 모형이 움직이면서 전시 테이블을 돌아다니고 있는데요

어떤 동상이 세워지는 것은 그 인물이 위대해서라기보다는 많은 사람들의 힘을 등지고 탄생한 하나의 대표적인 인물로 표현됩니다.

 

결국 대단한 위인도 혼자 그 업적을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포용하고 함께해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는 뜻이 아닌가 싶습니다.

 

거꾸로 땅 밑에 세워진 동상 역시 재미있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만약 동상이 세워졌는데 번개를 맞았다면?

아마 그 동상은 밑으로 꺼지고 바닥에 동상이 세워지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으로 그린 모습을 그림으로 보여줍니다.

 

3F – Space 2

3층에는 대형 스크린 하나만이 있고 그의 디지털 비디오 프로젝션을 상영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영상은 대구의 동인 아파트를, 두 번째는 철거 직전에 놓인 런던의 로빈 후드 가든을 각각 20분, 28분 정도 상영하고 있는데, 두 곳 모두 철거 직전에 놓인 상황을 찍은 비디오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동인 아파트의 경우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현대식 아파트라는 특징이 있으며 재개발, 재건축으로 인해 비어있는 아파트의 모습을 보여주며 인간의 삶의 흔적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고, 로빈 후드 가든의 경우 떠나기 전 사람들이 살고 있는 형태의 빈집을 각 층별로 보여주며 어떠한 배경음악도 없이 천천히 공간을 담은 영상은 주거의 의미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남겨지는 삶의 모습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서도호 《 스페큘레이션스 Speculations 》 – 아트선재센터 전시 후기 더 읽기"

가고시안 갤러리 Gagosian Gallery, 서울 전시 첫 오픈 – Derrick Adams 데릭 애덤스 《 The Strip 》

가고시안 갤러리 서울 전시

Gagosian Gallery Seoul Exhibition


세계 3대 갤러리 중 가장 주목을 받는 갤러리인 가고시안 갤러리(Gagosian Gallery)가 이번 9월 3일에 서울에서도 첫 전시를 열게 되었습니다.

세계 미술시장에서 존재감이 큰 갤러리이니 만큼 많은 미술애호가들이 어떤 전시가 열릴지 매우 궁금해하며 주목하고 있는데요

전반적으로 이번 가고시안 갤러리의 서울 전시 개막은 단순한 런칭 그 이상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미술시장이 나날이 발전함에 따라 해외 유수의 갤러리도 아시아의 마켓 중 하나로 한국을 몇년전부터 아주 집중적으로 주시하고 있는데요, 이번 가고시안 갤러리의 전시는 그 정점을 찍는 또 하나의 이벤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만큼 서울은 이제 크리에이티브한 세계 어느 도시와도 맞바꿀 수 있을 만큼 그 위상이 더해졌으며 한류 바람과 함께 많은 예술가들이 주목하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그런면에서 이번 가고시안 갤러리의 서울 전시를 특히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며 과연 어떤 모습으로 어떤 전시가 펼쳐질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미술과 관련한 업계에 계시거나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대중에게는 아직 생소할 수 있기에 잠시 먼저 가고시안 갤러리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드려봅니다.

 

가고시안 갤러리 (Gagosian Gallery)

세계 3대 갤러리 중 하나로 현재 세계 미술 시장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많은 영향을 끼치는 갤러리 중 하나인 가고시안 갤러리는 아트 딜러인 래리 가고시안 (Larry Gagosian)이 설립한 갤러리 입니다.

그는 대학을 졸업 후 레코드숍, 서점 등 세일즈맨으로 일을 하며 포스터를 판매하면서 1978년 LA와 뉴욕에 갤러리를 오픈하게 되었는데 그는 미술을 전공하거나 배운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선구자적인 안목과 기획력, 영업 스킬이 더해져 새로운 시각과 방식으로 운영하면서 지금의 엄청난 자금력을 갖춘 대형 갤러리의 기틀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현대 미술의 대표적인 아티스트인 장 미셸 바스크야(Jean-Michel Basquiat), 제프 쿤스(Jeff Koons), 무라카미 다카시(Takashi Murakami), 데미안 허스트(Demien Hirst), 안드레아스 거 스킬(Andreas Gursky)까지 모두 가고시안 갤러리를 통해 발굴해낸 혹은 갤러리의 전시를 통해 유명해진 아티스트이기도 합니다.

특히 장 미셸 바스키야 그림은 그가 보자마자 너무 놀라서 바스키야를 아무도 모를 시절 3작품을 그 자리에서 바로 구매했던 일화나, 데미안 허스트의 포름알데히드 박제 상어 작품을 전시해 미술계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던 사건은 너무나 유명할 정도기도 할만큼 지금 시대의 영향력과 선별력은 어마어마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수많은 갤러리 중 가고시안 갤러리가 유명해진 이유는 우리가 대형 미술관에서 볼만한 작품들을 컬렉터에게 빌려 전시하면서 좀 더 대중에게 그림을 가까이 다가가게 했으며 더불어 갤러리의 품격을 올린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위에서 말했던 많은 신진 작가를 발굴하거나 작가들의 작품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며 계속해서 새로운 작가들을 찾기 위해 돌아다니기도 하고, 혹여 작품이 미술시장에 재판매 될 경우 막대한 자금력으로 다시 사들여 전시를 하면서 가치 있는 작품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근래에는 주로 영향력 있는 작가들의 전시를 주로 한다는 비판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까지도 가고시안 갤러리의 작품들이 대체적으로 좋은 작품들이 많은 것을 보면 그만큼 갤러리의 안목과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고시안 갤러리 서울 전시

이번 서울에서 열리는 전시는 가고시안 갤러리가 서울에 지점을 연다기보다는 일종의 아트 마켓의 테스트 차원에서 잠시 여는 전시 같기도 합니다. 현재 국내 미술시장이 전 연령대를 걸쳐 활발히 일어나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한류의 문화의 파급력과 함께 아시아 시장에서도 그 위상이 몇 년 전부터 매우 높아진 것을 볼 수 있는데요, 그 대표적인 예 중 하나가 이번 9월에도 열리는 프리즈 아트페어 (Frieze Seoul)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이번 프리즈 아트페어에 참여하면서 작품이 들어오기에 그 연장선으로 전시를 여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덕분에 국내의 많은 미술 애호가들에게는 멀리 해외로 가지 않고서도 가까이에서 가고시안 갤러리만의 큐레이션된 좋은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듯합니다.

이번 서울 전시는 9월 3일부터 10월 12일까지 아모레퍼시픽 본사 APMA 캐비닛에서 프리즈 아트페어의 전시와는 별도로 열릴 예정이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고하시어 시간이 되신다면 관람하시면 좋을것 같네요.

 

전시 일정 : 2024. 9. 3 – 2024. 10. 12

장소 :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APMA 캐비닛

 

Derrick Adams 데릭 애덤스 《 The Strip 》

 

 

그럼 이번에 서울에서 첫 전시를 열게 된 아티스트는 과연 누구일지가 궁금해 지는데요

바로 현재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화가인 데릭 애덤스 (Derrick Adams)가 그 오프닝을 장식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특히 큐비즘과 아프리카 가면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그린 그림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으며 흑인 아티스트 답게 상당히 화려한 색감으로 표현한 콜라주 같은 스타일의 인상적인 작품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주로 도시 속 흑인의 삶의 모습을 실험적인 방식으로 묘사하고 표현하는 작가로 이번 전시가 아무래도 국내 뷰티 대기업인 아모레퍼시픽에서 열리게 되어서인지는 몰라도 전 세계에 위치한 뷰티 매장의 쇼윈도 디스플레이에서 영감을 받은 새로운 시리즈를 발표하였습니다.

아모레퍼시픽 하면 상당히 한국적인 정서의 뷰티 브랜드인데 흑인 아티스트의 관점으로 보는 뷰티 시장의 모습은 어떻게 보일지 궁금해집니다.

어쩌면 아주 낮설지만 한편으로는 사람 사는 곳이 다 그러하듯 그 안에서도 인간으로서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은 비슷한 점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사진 출처 : Gagosian)

가고시안 갤러리 Gagosian Gallery, 서울 전시 첫 오픈 – Derrick Adams 데릭 애덤스 《 The Strip 》 더 읽기"

​Joan Jonas 조앤 조나스 《 Good Night, Good Morning 》 – MoMA 특별전

Joan Jonas

《 Good Night, Good Morning 》

 

 

이번 뉴욕 방문 중에 너무나 좋은 전시들을 많이 보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Best of Best 전시를 꼽으라면 바로 모마에서 열린 조앤 조나스(Joan Jonas)의 특별전이었습니다. 역시 조앤 조나스의 작품은 지금 보아도 매우 혁신적이고 세련된, 무엇이 달라도 다르구나라는 것을 새삼 느꼈던 전시입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여성 아티스트 중 한분인 조앤 조나스의 전시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해보기 위해 전시 전반에 걸친 작품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해 봅니다.

 

 

전시 기간 : 2024. 5. 17 – 2024. 7. 6

위치 : MoMA

 
Joan Jonas

미국의 대표적인 미디어 아트의 선구주자이기도 한 조앤 조나스는 비디오뿐만 아니라 그림과 조각, 사진, 설치미술과 퍼포먼스까지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였습니다. 그녀의 50여 년 경력을 집대성한 전시였던 만큼 볼거리도, 생각할 거리도 많았던 전시입니다. 여전히 80이 넘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카리스마 있고 멋있는 한 인간으로서의 면모도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름 (Full name) : Joan Jonas

출생 : 1934년 7월 13일, 미국 뉴욕

학력 : 컬럼비아 대학교

 

그녀는 주로 미술사를 기반으로 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중첩적이고 복합적으로 표현합니다.

그렇기에 때로는 젠더의 개념이 모호하기도 하고 아주 일상적인 것들을 미래지향적으로 표현하기도 하지요.

본래는 조각을 전공하였지만 이에 얽매이지 않고 매체를 확장시키면서 여러 가지 작업들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존 케이지(John Cage), 클레스 올덴버그(Claes Oldenburg)와 춤을 공부한 트리샤 브라운(Trisha Brwon)의 작업으로부터 깊은 영감을 받기 시작하면서 작업들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퍼포먼스 작업은 당시 여성이 표현하기에는 쉽지 않았던 성 정체성의 문제, 여성이 겪는 사회적 불평등뿐만 아니라 타인이 보는 여성 신체의 일방적인 대상화와 사회적인 시선과 편견 등 관습적인 부분이 과연 올바른지에 대해 계속해서 묻기도 했으며, 때로는 좀 더 현실적으로 관람객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하고 마주하기 위해 실시간 라이브로 표현하기도 할 만큼 획기적인 방식들을 보여주었습니다. 어쩌면 지금의 현대미술, 페미니즘의 초석을 다진 것인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녀는 1960년대와 70년대 주로 다운타운에서 경력을 쌓아왔으며 비디오로 자신만의 방식을 표현하기 시작하면서부터 현재까지도 퍼포먼스와 발전된 기술을 융합해서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수많은 작품들을 만들어내고 복합적인 상호작용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이유는 그녀의 인터뷰에서도 알 수 있는데요, 그녀는 모든 사물은 무엇인가로 가져오기 전까지는 물체가 어떻게 기능을 할지 알 수 없다고 말합니다. 플레이를 한다는 것은 다양한 것을 시도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사물의 사용방법과 구조, 절차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마치 어린아이처럼 즉흥적으로 뭔가를 시도하고 서로 관련하여 작업하고 실험하면서 깨닫게 된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이야기 합니다.

그래서 그녀의 작품을 보면 마치 아무 생각 없이 하는 놀이 같기도 하지만 그 놀이가 결국 사물의 정의를 나타내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로 인해 모든 것은 고정관념과 규범이 되고 고착화되는데 과연 이렇게 정의된 의미가 맞는 것인지 실제로 다른 방식으로 행동해 봄으로서 같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이번에 모마에서 전시된 작품들이 매우 많기에 주로 주요 큰 흐름으로서 대표적인 작품 위주로 이야기해 봅니다.

Wind (1968)

 

가장 먼저 보였던 작품인 바람(Wind) 영상은 가장 추운 겨울 롱아일랜드 해변의 바람을 맞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눈을 가리고 바람을 맞는 장면을 보면 어떠한 환경과 상황에서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자연과 환경에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지 깨닫게 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계속해서 끊임없이 자연을 통제하려 들지요.

그녀는 이렇게 자연적인 요소를 그대로 퍼포먼스로 표현하기도 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때로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이 상황조차도 즐긴다고 그녀는 말합니다. 어쩌면 그대로 느끼는 바람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무섭고 강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두려움은 어느 정도 가지고 대비해야 하는 양면성을 직접적으로 깨닫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Mirror Pieces 거울 조각 (1968-71)

 

그녀의 초기 작품 중 가장 대표적으로 눈에 띄는 오브제는 바로 거울입니다.

이 거울은 그녀의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기도 한데요, 이렇게 미니 드레스에 거울을 붙여놓아 여성이 자신을 방어하려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했으며, 

 

여러 개의 전신거울을 공공장소와 대중 앞에 다양한 방식과 각도로 놓음으로써 공간의 인식을 바꾸고 자신의 정체성과 자기인식을 스스로 들여다보는 매개체로 자주 사용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Jones Beach Piece (1970)

 

그녀는 뉴욕 존스 비치에서 다양한 퍼포먼스를 시도했는데 훗날 이 퍼포먼스를 기점으로 야외와 도시, 해변을 풍경으로 환경과 사람 사이의 행동과 소리 인식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한 발판을 마련해주기도 했습니다.

 

” 퍼포먼스는 제가 시작하는 곳이며, 제 작업의 내용과 구조입니다.

Performance… is where I begin. It is the structure and the content of my work.”

Organic Honey’s Visual Telepathy (1972)

 

 

1970년, 그녀는 일본을 여행하는 동안 비디오카메라를 구입하여 첫 번째 비디오 작품인 <Organic Honey’s Visual Telepathy>를 촬영했습니다.

이 작품은 청중이 누군가가 카메라 앞에서 공연하는 것을 실제로 지켜보는 것과 카메라가 찍는 모습은 동시에 이루어지지만 반면 보이는 것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에서부터 출발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Organic Honey라는 캐릭터는 조앤 조나스의 이후 비디오와 작품에서도 계속 보이는 캐릭터로서 단어 그대로 꿀단지에서 이름을 따왔는데,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캐릭터가 여성성을 보이는 것 같지만 상당히 중성적이게 보이는 부분은 아마도 성별이나 여러 가지 유동적인 자유자재로 변신하는 어떤 모습을 대변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캐릭터는 이후에도 그녀의 훗날 많은 작품에서 여러 퍼포먼스의 비디오에도 출연하기도 합니다.

그녀가 키우는 강아지 역시도 자주 등장하는 매개체로 또 하나의 분신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습니다.

 

 

미술관에는 당시 사용하던 의복이나 소품들도 같이 전시되어 있어 흥미를 끌기도 했으며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식의 소품들을 썼는지 흑백 브라운관에서 볼 수 없는 것들을 직접 볼 수 있어 당시 무엇을 쓰고 입고 촬영했는지 자세히 볼 수 있었습니다.

Two Women (1973), Glass Puzzel (1974/2000)

 

그녀의 비디오 작품은 너무 많기도 해서 아예 전시장에는 각자 다른 퍼포먼스를 여러 대의 TV에서 상영합니다.

 

그중에서도 두 여인이 계속 마주하면서 보여주는 장면을 담은 <Two Women>이라든지

 

유리조각을 이용하여 여성이 스스로를 비춰보고 신체 일부를 가리고 보여주는 형태의 작품인 <Glass Puzzle>은

여성으로서 사회적으로 보이는 시선을 떠나 자아와 여성이 주체가 되어 자아를 표현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Mirage (1976 / 2005)

 

한쪽 공간에는 긴 원뿔 형태의 악기가 눕혀서 혹은 세워서 전시되어 있음과 동시에 악기를 공연한 비디오를 같이 보여줍니다.

 

 

이는 조앤이 인도를 여행하면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작품으로 조각과 비디오를 결합하여 타악기를 사용함으로써 일어나는 몸짓과 자세 등의 움직임을 보여줌으로써 의식과 반복, 리듬을 한데 모아서 보여줌으로써 어떤 사물에 대해 이용함과 동시에 압도당할 수도 혹은 일반적인 인간의 움직임의 형태가 변형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거대한 원뿔 모양의 물체는 마치 사람이 물건을 이용한다기보다는 물체가 사람을 변형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은 모습을 띄며 인간으로서 어떻게 사물을 대해야 하는가에 대해 보여주기도 합니다.

The Juniper Tree (1977)

 

 

조앤은 미술사를 기반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만큼 특히 고대 신화나 전설에서도 영향을 받아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그중 많은 이야기에서 여성의 역할과 금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이는 인간 심리와 행동을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질문을 던지거나 보여주기도 합니다.

 

<The Juniper Tree, 노간주나무>는 그림형제가 쓴 동명의 동화를 한 작품으로, 동화라고는 하지만 그야말로 어린이들이 보기에는 조금은 잔인한 잔혹동화인데요

1976년 어린이를 위한 퍼포먼스로 시작되었고 이후 계속 여러 공동 합작과 솔로 버전으로 발전된 설치작품으로서 작가가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했습니다.

특히 중국풍의 붉은색과 흰색의 대비가 동화 속 피를 연상하게 하기도 하고, 사방에 그려진 얼굴은 마치 죽은 아들이 지켜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해서인지 공간 안에 들어오면 널부러진 사물들과 함께 느껴지는 묘한 분위기가 때로는 음산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Volcano Saga (1989)

<Volcano Saga>는 조앤이 아이슬란드 민화인 락스 델라 사가(Laxdaela Saga)를 해석한 것으로 한 여성의 네 가지 꿈에 대한 이야기를 표현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아무래도 먼 나라의 이야기라서 그런지 한국인인 우리에게는 조금 낯선 이야기이기도 해서 잘 와닿지는 않았는데 아름다운 아이슬란드의 풍경과 자연이 더해져서 인지는 몰라도 앞선 작품과는 다르게 좀 더 편안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마침 영상에서는 반가운 얼굴인 틸다 스윈튼을 볼 수 있었는데요, 꿈을 찾아가는 여성의 상상력과 욕망에 대한 의식을 비디오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마침 유튜브에 비디오가 있어서 링크를 걸어봅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영상으로 보시면 좀 더 작품에 대해 이해가 쉬우실 것입니다.

 

 

“퍼포머는 자신을 매개체로 보고 정보를 전달합니다.

The Performer sees herself as a medium : information passes through.”

 

이 작품 속 영상에서는 아무래도 여러 꿈속의 무언가를 표현하기 위함인지는 몰라도 상당히 다양한 형태로 표현한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밖에도 조앤이 직접 옷에 드로잉을 그리는 퍼포먼스를 하는 등 주체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형상을 만드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My New Theater I : Tap Dancing (1997)

 

 

재미있는 비디오 작품 중 하나였던 휴대용 극장 상자 작품은 언제나 무대가 있어야 가능한 공연을 새로운 형태의 작은 극장으로 만들어 버림으로써 어린이 인형극처럼 관찰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었는데요, 비디오를 상영하면서 동시에 그 앞에는 미니어처 무대 세트를 설치하면서 극장의 새로운 형태를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가만히 안을 들여다보면 무대나 영상의 내용 모두 귀엽기도 하면서 신선했는데요, 퍼포먼스가 반드시 직접적인 형태로 보여줄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결국은 무엇이 어디에서 어떻게 상영되었든지 간에 본질인 그 내용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Lines in the Sand (2002)

 

조앤의 작품들을 보면 군데군데 낙서같이 그려진 선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선을 그리는 행위조차도 일종의 놀이처럼 느껴지는데요, 선은 일종의 자유의지이기도 하지만 어떤 형식이나 형체를 그리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기에 오래전부터 세워온 문화는 결국 그 선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여러 가지 선을 그려보며 실험을 한 것이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그녀는 이러한 선들을 이용하여 고대 유적의 흔적을 재현함으로써 관객에게 그 기원과 신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합니다.

작품의 시작은 오래전 조앤의 할머니가 이집트를 방문한 사진을 보고 모래 위에 역시 선을 그리는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는데, 모래 위의 선은 어떤 피라미드 신전이 세워지기의 선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처음 이곳을 정복했을 때 분명 선을 사용하면서 큰 그림을 그리고 좀 더 세부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과연 그렇다면 땅을 차지하기 위해 어떠한 투쟁이나 전쟁을 했을 텐데 작품을 보다보면 과연 이를 정당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시하는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Double Lunar Rabbit (2011)

 

 

조앤은 2010년에 기타큐슈에 교수로 잠시 머물렀는데 일본에서 우리에게도 친숙한 달 토끼의 이야기를 알게 되면서 아즈텍 전통과 비슷한 신화를 발견하고 버려진 소품들을 이용해서 이야기를 만들어 가면서 하나의 책으로 출판하기도 했습니다.

아즈텍 이야기에서는 한 남자가 지구에 살았을 때 여행을 시작했는데 배고파서 죽을 것 같을 때 토끼가 자신을 음식으로 바쳐 생명을 구해 줌으로써 그 토끼를 달로 올려놓았다는 야이기를 담았으며, 흔하디 흔한 토끼이지만 그렇게 자신을 구해준 소중한 하나의 토끼는 모든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는 달이 되면서 우리에게도 많은 미덕이 언젠가는 더 큰 보상과 빛을 가져다줄 거라 믿게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Between Land and Ocean


그녀는 환경에 대해서도 매우 관심이 많은 아티스트이기도 한데요, 그래서인지 마지막 즈음에는 주로 바다와 자연 보호에 대한 혹은 환경에 관한 작품들이 다수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설명에 따르면 동물과 사람은 모두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한 생명체를 다른 생명체보다 더 가치있게 여기는 종 간의 전통적인 관계의 해체를 시도한 모습을 작품에서 종종 볼 수 있습니다.


<Moving Off the Land Ⅱ>는 어린이와 같이 협력해서 작품을 그리기도 함으로서 아티스트 혼자가 아닌 대중과 함께 작업을 함으로서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일깨우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조앤 조나스의 전시는 아무래도 비디오 퍼포먼스가 많아 사진으로는 설명이 어려워 전시 관람 당시 주요 퍼포먼스 비디오 장면은 하나로 모아서 유튜브에 올려봅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영상 참고하시면 좀 더 작가의 작품세계를 이해하시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Joan Jonas 조앤 조나스 《 Good Night, Good Morning 》 – MoMA 특별전 더 읽기"

mattew barney

Matthew Barney 매튜 바니 – 경계 없는 구속을 표현하는 아티스트

Matthew Barney 매튜 바니

이번에 뉴욕 갤러리들을 방문하면서 글래드스톤(Gladstone)에서 우연히 미국의 현대예술가이자 영화감독이기도 한 매튜 바니(Mattew Barney)의 <Secondary>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작품을 보다가 이번 기회에 매튜 바니에 대해 좀 더 알아보면 좋을것 같아 포스팅 해봅니다.

매튜 바니 (Mattew Barney)

출생 : 1967년 3월 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생)

국적 : 미국

학력 : 예일대학교

작업 방식 : 영화, 비디오 아트, 조각, 사진, 설치미술 등

미술에 관심 있으신 분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매튜 바니는 하나의 설명으로 단정 지을 수 없는 아티스트이기도 합니다. 이유는 주제와 형태가 매우 복합적인 작업을 하기로 유명하기 때문이지요.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으로 이주하면서 화가인 어머니인 영향도 많이 받은 만큼 현대미술에도 관심을 가졌는데 원래 예일대에서 의대 진핵을 꿈꾸다 대학 2학년 때 전공을 미술로 변경하면서 아티스트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본격적인 아티스트가 되기 전에는 특이하게도 모델과 미식축구 선수라는 과거의 이력이 있기도 한데, 이는 그의 작품에 반영되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유명해진 작품으로는 기괴한 모습의 크렘마스터 시리즈 (Cremaster) 등 많은 작품들이 있고 한때 팝가수 비요크(Bjork)의 연인이었기에 이로 인식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는 대학시절 자신의 기록을 담기 위해 카메라를 들면서 체육시설에 각종 기구 모양의 조각과 직접 자신이 참여한 퍼포먼스 비디오를 시작으로 예술로 쓰이지 않을 것 같은 물건들을 작품에 사용하고 하나의 주제에 대해 여러 가지 표현방식을 사용하여 표현의 경계를 허뭅니다.

영화를 만들지만 미술관에서 상영하고, 영화와 사진, 조각, 설치미술 등 복합적인 장르로 일상의 사물과 행동에서 느끼는 자신의 생각과 정체성을 표현하는데, 특히 작품 안에서 인간의 행동과 내적 탐구가 온통 뒤섞여 예측할 수 없는 표현되기도 하고 때로는 혐오스러운 것들에 대해 노골적으로 표현하면서 상당히 호불호가 갈리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장르적 파괴 성과 그의 초현실수의적인 철학적 의미가 담겨 있기에 현대 미술에서도 주목해야 할 작가이기도 합니다.

 

그 중에서도 대표작인 그의 작품과 2023년에 발표현 <Secondary>에 대한 작품도 같이 살펴봅니다.

1. 크리매스터 Cremaster

 

매튜 바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시리즈가 바로 크리매스터 입니다.

우선 비주얼적인 임팩트가 매우 강하기도 하지만 수많은 작품 중 가장 아티스트적인 면모가 드러나는 시리즈이기도 합니다.

그의 프로필에서도 말했듯이 그는 선수로, 모델로 일한 경험들이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있는데 크리매스터 시리즈 역시 운동선수로서의 근육의 형태와 모델로서의 남성의 신체적 아름다움을 극강으로 절묘하게 풀ㅇ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크리매스터란 남성의 고환의 수축을 조절하는 근육을 지칭하는데 추위와 공포가 느껴지면 자연스럽게 수축하는 근육이라고 합니다.

특히 이 시리즈에서는 여성성과 남성성이 오고가는 상황에서 등장인물들의 성별이 모호하고 자웅동체처럼 보여지기도 하는데 태어나기 전 성이 정해지기 전, 즉 임신 후 6주 이후 성이 분화된 상태의 지점을 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는 각자의 반대의 성에 대한 욕망 뿐만아니라 미국의 정치적 사회적인 인물들과 조합하여 여러가지 상징적인 의미와 함께 자전적인 이야기 또는 신화에서 보여지는 은밀한 인간의 세계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1편은 주로 여성들만이 출연하여 남성의 정자를 받아 세포분열을 하는 과정을 표현한 퍼포먼스로 아름다운 왈츠 음악과 함께 담았고, 2편은 사형제도가 다사 부활한 유타주에서 처음으로 사형당한 게리 길모어의 살인 이야기로, 3편은 1930년대 세계 최고의 건축물을 건축하려고 했던 주인을 둘러싼 음모의 과정을 경마장과 구겐하임 미술관 등의 장소에서 보여주며 4편은 사티로스 주변의 요정이 남성적 체형이지만 여성적 행동을 하며 정확한 성 정체성을 보여주지 않는 것처럼 보여줍니다. 

크레마스터는 여러편으로 제작 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단연코 으뜸이라면 세번째 시리즈가 가장 대표작 입니다.

2. 구속의 드로잉 Drawing Restraint

그는 1987년 대학생 시절부터 구속의 드로잉 (Drawing Restraint) 시리즈 작품들을 계속해서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가 운동선수로서 경험한 부분을 표현한 작품으로 남성의 강력한 신체적인 힘을 생물학적 관점으로 드러내는 작품입니다.

상당히 작품도 그리는 과정의 퍼포먼스도 기이한 형태로 표현되는데 이는 제압을 하거나 억압을 하면서 이를 깨부수려는 힘에 의한 관성으로 그림을 그리게 되는 형태로 표현되기 때문에 언뜻 그림만 보았을 때는 상당히 난해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리는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근육이 저항하고 구속 안에서 끊임없이 부딪혀 분해되는 과정을 통해 더 강해지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고 성장할 수 있음을 나타내며 인간은 어느정도의 구속에서 살아갈 필요가 있다는 것을 물리적으로 표현합니다. 또한 이후 명상을 통해 심리적 구속까지 확장하는 방식으로 계속해서 지금까지도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W Korea.com)

 

마침 이번 뉴욕 전시에서도 구속의 드로잉 시리즈 중 일부 작품을 볼 수 있었습니다.

벽에 망치같은 물건으로 긴 선을 그어냈는데 그 움직임이 매우 격렬해보임을 알 수 있고 

이는 힘으로 누군가를 제압하고 제압 당하면서 생기는 격렬한 액션의 형태를 벽에 표현하였습니다.

이번 Secondary의 테마에 들어간 이 작품은 조금은 주황색과 빨강색 사이의 점토를 뭍힌 것 같았는데 과연 피인지 혹은 역겨운 오물인지는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네요.

4. 세컨더리 Secondary

이번 뉴욕에서 보았던 전시는 그가 2023년도부터 공개한 <Secondary> 시리즈 중 일부로 이는 1978년 8월 12일 미식축구 경기 중에 발생한 사고로 부터 시작된 작품으로 스포츠 엔터테인먼트에서 보여주는 실제 폭력과 표현, 환호와 축하를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게임이 가져다주는 행위와 당위성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끔 합니다.

당시 방문했을 때 입구에서 영상을 사영하고 있었고 안에는 영상에서 표현한 일부를 설치물로 표현하여 전시했습니다.

설치 작품은 아주 드물게 몇 작품 있었는데요, 운동복이 운동기구에 걸려있는 모습이나 서로 얽혀있는 형태의 작품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관련 영상은 마침 다른 갤러리에서 보여준 트레일러가 있으니 아래 링크에 들어가시면 간략하게나마 보실 수 있습니다.

갤러리에서 가장 크고 가운데 있던 작품은 조금 난해한 듯하지만 흰 근육의 연골을 형상화 한 느낌이 들었고 자세히 보면 가운데 부분이 깨져 있는데 일종의 근육 파열을 형상화한듯합니다.

격렬한 운동은 때로는 단단한 조직을 파괴하는 것을 보면 과한 격함의 작용이 반드시 무너지는 날이 오고 그 파열의 힘은 아무리 단단하게 고정해 놓더라도 한계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인데 어쩌면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이지 않나 싶습니다.

뭐든지 과하면 탈이 나는 것처럼 말이지요.

매튜바니의 작품들은 상당히 복잡하고 상상력을 자극하게 하면서도 그 안에 많은 인간이 감추고픈 본성과 그 안에서 우리가 본질적으로 알아야 할 인간에 대해 생물학적이고 육체적이지만 가장 심리적인 부분까지 파고들기도 합니다. 상당히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인 만큼 한번 보아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기도 하고 때로는 아무리 무엇인가 보아도 이것이 왜 이렇게 표현을 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의견들도 많기에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는 아티스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여러 작품들을 보면서 그 안에서 우리가 인간으로서 지녀야할 본질은 무엇인지는 다시한번 생각해보면 그의 여러가지 시도와 실험이 결코 헛된 망상이나 행동에서 오는 것은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여러 관점에서 볼 때 비판적이든 흥미롭든 이 시대에 계속 주목해야 할 작가임에는 틀림 없지 않나 싶네요.

Matthew Barney 매튜 바니 – 경계 없는 구속을 표현하는 아티스트 더 읽기"

Adrian Piper 아드리안 파이퍼 – 정체성과 차이를 표현한 개념미술가

Adrian Piper 

아드리안 파이퍼

수많은 여성 아티스트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자신의 정체성과 자아를 지속적으로 연구해 오면서 표현한 아티스트가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유명 여성 개념 미술가인 아드리안 파이퍼(Adrian Piper)인데요, 1960년대 개념 미술의 정치적, 사회적, 심리적, 영적 잠재력을 계속 연구해오며 철학적 개념을 미술이라는 영역으로 끌고와 사진, 영상, 그림, 퍼포먼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해왔습니다.

2018년에는 부산 비엔날레에 전시하기도 했으며 현재는 베를린에 거주, APRA Foundation Berlin에서 활동중입니다. 아프리카계 미국 미술가로서 베를린에 거주하며 인종차별 등 일련의 사회적 문제를 주로 다뤄 온 철학자이며 개념미술가인 아드리안 파이퍼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이름 (Full name) : Adrian Margaret Smith Piper

출생: 1948년 9월 20일 (74세), 미국 뉴욕

학력: School of Visual Art, City collage of New York, Harvard University (1981년)

국적: 미국

뉴욕 할렘에서 태어난 아드리안 파이퍼는 하버드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은 만큼 탄탄한 철학 이론을 가진 아티스트이기도 합니다. 특히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자신의 정체성을 담아낸 작품들이 많은데 다른사람과 자신을 구별하는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때로는 환경에 의해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공격 받는 과정에서의 자기 성찰과 신념을 수정하는 과정을 통해 세상 전체에서 우리는 어떻게 존재하는지, 개인이나 집단의 관계 속 정치적 신념과 자의식 등 사회속에서 한번쯤은 생각해볼만한 철학적인 개념을 끌어들여와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표현합니다.

그래서인지 전체적인 작품들이 처음 보는 순간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들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천천히 그녀는 관객에게 천천히 자신의 작품세계 안으로 끌어당기고 참여하도록 유도하면서 스스로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녀의 작품들은 동양철학을 포함한 철학에 기반을 두고 작업을 하기도 해서인지 상당히 아방가르드한 면모를 많이 보이며 초기작들은 거리에서 행해지는 경우가 많기도 합니다.

1970년대 <Catalysis>시리즈는 일종의 거리 공연같은 퍼포먼스로 보여주었는데, 흰색 옷을 입고 “WET PAINT”라고 쓰인 표지판을 달고 Macy’s 백화점 앞에 가서 쇼핑을 하거나, 혹은 식초, 계란, 우유를 섞은 액체에 몸을 적신 후 일주일동안 뉴욕의 지하철과 서점을 돌아다니며 사회적 질서에 도전을 하는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시도했습니다. 이는 일종의 사회가 규정한 복장, 정신 건강 등이 무엇인지 생ㄱ가해보게 하고 공적인 행위와 사적인 행위가 무엇으로 구분되는 지에 대해 시민들의 반응을 보며 근본적인 규정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했습니다.

Catalysis III, Documentation of the performance,1970, Photographs by Rosemary Mayer, Collection Thomas Erben, New York © Adrian Piper Research Archive Foundation Berlin

이러한 방식은 초기 사진작업에도 나타나 있는데 그녀는 당시 마음과 정신, 육체의 분리에 대해 몰두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주로 직접 자신의 얼굴과 육체를 사용한 작품들이 많습니다.

 

특히 거울을 사용한 나체를 다양하게 촬영하고 여러 방식으로 칸트의 순수이성주의에 물음을 던지기도 하고, <The Mythic Being> 시리즈로는 그녀가 집에서 즉흥적으로 남자 역할을 차려입고 연기하면서 돌아다니고 담배를 피우고 하는 등 남장을 하고 사진으로 찍으면서 일종의 하나의 캐릭터를 만들고 광고로도 개제했습니다. 이 캐릭터는 정보를 수집하며 엄청난 양의 개인정보의 결과를 만들어 또 다른 삶을 살아가는 자신의 다른 자아를 갖게 되었고 이를 글로 쓰기 시작했습니다.

Adrian Piper

The Mythic Being- Sol’s Drawing #1–5, 1974 Walker Art Center

The Mythic Being: Smoke

I am the Locus (#5), 1975, oil crayon drawing on photograph, COURTESY SMART MUSEUM OF ART, THE UNIVERSITY OF CHICAGO, PURCHASE, GIFT OF CARL RUNGIUS, BY EXCHANGE, 2001


당시 그녀가 남장을 하고 길을 걸어다니며 찍은 영상들도 남겨져 있어 링크를 걸어봅니다.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 재미도 있는 것 같네요.

이후 작품인 <Everything will be taken away> 시리즈 에서는 그녀만의 특유의 정체성이 잘 보이는 작품으로 실제 경험에서 비롯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녀가 직업적으로도 건강이나 재정, 정서적 관계가 약화될 때 우정에 대한 큰 실망감을 느끼며 이를 개인적 사진기억을 수집하여 자신의 감정을 처리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는 모든 관계가 진정한 애정이 아닌 편의성과 계산된 인간의 이기심에 근거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직면했고 큰 실망감을 안겨준 무관심한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사진의 열굴 부분을 샌드페이퍼로 지워 강렬하게 표현하였습니다.

일종의 “모든 것이 없어질 것이다”라는 의미로 표현하며 관계가 주는 연속성과 공동체의 환상, 그리고 세상은 홀로 서있다는 의미를 담아 삶의 무상함을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처음에 많은 당혹스러움을 남긴 작품이기도 하지만 우리 삶의 정곡을 찌르는 작품이기도 해서인지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전 황금사자상을 받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Everything will be taken away, 2023

 

좀 더 자세한 작품이나 작가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은 아래 공식 홈페이지를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Official Web Site : www.adrianpiper.com

Adrian Piper 아드리안 파이퍼 – 정체성과 차이를 표현한 개념미술가 더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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