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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팩토리 아카이브 《 로봇 드림 Robot Dream 》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전시

백남준 팩토리 아카이브

《 로봇 드림 Robot Dream 》

현재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는 2개의 전시가 열리고 있는데, 그중에서 상당히 좋았던 전시 중 하나인 백남준 팩토리 아카이브 전시를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이번 전시는 프린트아트리서치센터 디렉터인 남천우가 2007년부터 신시내티에서 정리되지 않고 방치된 백남준 관련 자료를 다시 수집하였는데 이는 미국 유명 미술관에 팔릴 위기에 처한 백남준의 자료들을 한국에 영구적으로 보존하고 소장하기 위한 노력이 담긴 전시이기도 하다고 합니다. 그런 면에서 그 어떤 전시보다 이번 전시는 전시 자체로도 의미가 있는 전시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미 많은 백남준 전시들이 있었고, 많이들 보셨겠지만 이번 전시는 AI가 도래한 지금 이 시대에 기술과 인간의 상호작용과 예술적 아이디어를 그의 로봇에 대한 아카이브를 통해 어떻게 풀이했는지, 그리고 그가 생각한 미디어와 기술, 예술의 간극을 어떻게 승화시키고 해석했는지에 대해 알아가면서 지금 시대에 어떻게 적용하고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전시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를 흔히 미디어 아트의 선구자로서만 보지만 그중에서도 TV로 만든 로봇은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탐구하는 중요한 실험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미디어는 예술의 미래”라고 강조했지만 단순히 TV를 배치해 어떤 실험적인 영상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 외적인 형태를 만드는 일은 하나의 인간을 인물을 사회를 탐구하며 반영하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1. 로봇 드림 : 백남준 팩토리 아카이브

백남준이 처음 만든 로봇은 <K-456>이라는 로봇입니다.

이 로봇을 만들게 된 계기는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허무는 실험이기도 했는데요, 엉성하지만 지금의 로봇처럼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으며 재미있는 것은 일정한 시간마다 콩알을 배출해서 일종의 인간의 배설 행위를 표현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고는 나중에는 교통사고로 마무리했는데 당시 영화 <스타워즈>나 <로보캅> 시리즈는 일종의 우주전쟁 같은 거대한 내용을 다루는 반면 백남준은 기계와 인간의 공생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다루는 편이었기에 조금은 다른 시각으로 로봇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맞은편에는 1994년 비엔나의 인터뷰의 영상과 함께 로봇에 사인하는 백남준의 영상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백남준이 직접 들어가 마치 사진이 그 안의 로봇인 양 표현하는 모습을 보니 백남준만의 위트가 고스란히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전시장에 들어오면 가장 두드러지게 보이는 것이 바로 마치 사람 형상을 한 것 같은 로봇 이미지들입니다.

이 로봇들은 각각 우리가 잘 아는 유명 인물들을 묘사한 것이기도 한데, 그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물에 대한 많은 탐구를 하고 그 형태나 비디오의 내용에도 해당 인물에 대한 많은 것들을 연구하여 담아낸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벤자민 프랭클린, 링컨

뉴턴

아인슈타인, 장영실

샬롯 무어만, 갈릴레오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중에서도 미디어의 형식이 인간의 사고와 사회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본 미디어 이론가인 마샬 맥루한(Marshall McLuhan)은 이렇게 로봇 형태뿐만 아니라 영상으로도 표현했습니다.

바로 존 레넌의 <Imagine>을 배경으로 한 영상을 로봇의 군상으로 표현한 것도 인상 깊었습니다.

그렇게 백남준은 로봇을 일종의 자기 자식과 가족을 비유해 만들기도 했는데, 이 또한 매우 재미있어서

당시 로봇이 뭔가 불안하고 위협적인 존재가 아닌 앞으로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올 동반자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백남준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 있어서는 기존의 티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전통 가구 등을 인용해 만든 모습도 동시에 볼 수 있었는데요, 비록 백남준은 해외에서 활동했지만 창작의 뿌리는 한국에서 온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2. 백남준 팩토리 Paik Factory

그는 신시내티에 1989년부터 백남준 팩토리를 세워 약 10년간 여러 비디오와 로봇들을 제작했습니다.

당시 백남준뿐만 아니라 마크 팻츠볼(Mark Patsfall) 등 여러 창작자들과 같이 활동하였는데 당시 제작된 비디오 조각과 로봇만 하더라도 약 400여 점이나 된다고 합니다.

그 모든 작품들은 세계 여러 곳에서 전시가 이루어졌고 당시 걸려있던 포스터들이 전시되어 있는데요, 포스터마저 하나같이 백남준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였습니다. 그로 인해 백남준은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 등 세계적 명성을 가장 많이 누린 시기이기도 합니다.

3. 백남준의 판화공방

특히 마크 팻츠폴은 백남준이 생각한 예술을 실질적으로 표현하게 해준 기술적인 협업자이기도 한데요, 동시에 판화를 했던 그는 백남준에게 판화를 찍어보라는 권유를 하게 되면서 그가 만든 로봇을 하나의 평면적 판화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그가 만든 첫 판화인 <V-아이디어, 선험적>은 마크 팻츠폴과의 첫 협업으로 제작된 10점의 판화 모음집인데, 딱 보아도 우리에게 익숙한 TV 브라운관의 이미지와 메시지를 이미지로 볼 수 있습니다.

독특한 것은 드로잉과 사진이 혼재되어 있는 모습인데 생각보다 난도가 높았던 판화라고 합니다.

미디어가 빠르게 지나가는 이미지에 초점을 맞춘다면 판화의 작품은 생각과 글을 로봇의 이미지 안에 표현하고 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과 서울시립미술관의 백남준 작품이 시대가 지남에 따라 미디어 매체가 변하고 전력에 의존해야 하는 TV 모니터의 기술의 한계점을 나타냈을 때 어쩌면 백남준의 작품은 영원히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요, 때로는 기술보다는 아주 아날로그적인 관점에서 기록을 해놓고 남길 필요가 있다는 것을 판화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이 판화 작품이 없었다면 어느 날 사라질지도 모르는 콘텐츠를 오랜 시간이 지나 우리가 볼 수 있었을까 싶은 것을 보면 마크 팻츠폴의 제안은 참으로 고맙기도 하지 않나 싶습니다.

여러 가지의 사상을 하나의 인간로봇으로 구현하고 마치 그 로봇이 말을 하는 것을 메시지로 넣은 작품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주로 오래된 글귀, 사상가의 말들을 백남준만의 언어로 해석했는데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 고차원적인 생각이 많았던 그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판화 작품들을 보며 미디어 매체의 예술이 평면으로 넘어오면 그 형태가 또 다른 예술을 만들기도 한다는 점에서 꼭 기술로 표현하는 것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잠시 하게끔 했습니다. 그보다는 좋은 메시지를 계속해서 볼 수 있도록 남기는 것도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생각보다 판화 작품들이 많다는 것을 이번 전시를 계기로 알게 되었는데, 그가 공동 제작한 판화 이미지들은 다양한 작가들도 함께 참여하며 <플럭스팩스>라는 판화 모음집으로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4. 마크 팻츠폴과 백남준 : 창조적 협업의 역사

어쩌면 마크 팻츠폴이란 좋은 기술 협업자가 없었다면, 여러 예술가와 함께한 콜라보가 없었다면 그가 이렇게 다양하고 새로운 작품들을 계속해서 만들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만큼 협업은 크리에이터에게 아주 중요한 자극제이자 윤활유가 되기도 하며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

마크 팻츠폴 덕분에 지금 우리가 타국에 전시될 뻔한 아카이브들을 국내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을 보면 협업이란 단순히 서로가 윈윈하는 관계가 아닌 공생하고 미래를 같이 바라보는 관계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덕분에 그는 기술적 손길이 필요한 오브제에서도 자신만의 생각을 잘 표현한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이순신의 거북선을 로봇으로 표현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주변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또한 <NJP@1800 RPM>은 전자 기술과 속도의 개념을 실크스크린과 동양의 천문학, 철학적 개념이 담긴 이미지를 이렇게 오브제인 디스크로 표현한 것은 반드시 미디어 콘텐츠를 고집하지 않았기에 우리가 두 눈으로 실감 나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히려 오브제로 표현했기에 그 의미가 더욱 직관적으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백남준의 위성방송의 3부작의 핵심 메시지를 비디오테이프 자체로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예술가는, 특히 미디어 아트를 하는 경우는 한 가지의 매체에 국한되고 매몰되는 경우가 많은데 창작물의 표현은 다양할수록 오히려 그 의미를 정확하게 표현하고 확장성을 넓힐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1997년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Skulpture Projekte Munster)인 <20세기를 위한 32대의 자동차 : 모차르트의 진혼곡을 조용히 연주하라>라는 작품은 전시장에는 모형으로 나와있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대형 설치작품으로,

1920년대~50년대 빈티지 자동차 32대에 폐기된 TV, 모차르트 진혼곡을 틀은 CD 플레이어까지 무작위로 배치한 작품입니다.

4. 알이 자란다 Egg Grows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질문을 표현한 <알이 자란다>라는 작품은 상당히 당황스러운 작품이라고 표현한 마크 팻츠폴은 일종의 언어유희를 표현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알이 점점 커지는 모습을 보면 과연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우리가 태어나고 자란다는 것은 어쩌면 탄생부터라고 생각하는 일반적인 시각에서 좀 더 깊이 들어가면 윤회 사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당시에는 서양에 매우 낯선 이 생각들을 설득하기 위해 나름 새로운 이미지와 형태로 표현한다는 점이 놀랍기도 했는데, 문득 창조라는 자체가 완전한 무를 창조하는 것이 아닌 유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이라 생각하면 조금은 비슷한 면이 없지 않아 있는데 예술 역시 그러한 과정의 반복이 아닌가 싶습니다.

중간에 영상들은 유튜브에 일부 담아보았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언제나 그렇듯 백남준의 작품을 보면 화려하고 신기하기만 한 표면적 형태에 중점을 두지만 그 안을 아주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대를 넘어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큽니다.

특히 과학과 미디어, 통신의 기술이 발전할수록 그가 작업했던 모든 것에는 발전하는 사회에서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들과 이를 어떻게 이용하고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방향으로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최근 모든 분야에서 AI가 대두되고 있는 지금 현시점에서도 이를 잘 이용하여 어떤 방식으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갈지, 그 안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인간적인 모습들의 상관관계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무료 전시이지만 그 어떤 전시보다 유익한 전시인 만큼 광화문에 가시면 꼭 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전시 기간 : 2025. 3. 5 – 2025. 4. 27

관람 시간 : 화~일 11:00am – 7:00pm

(매주 월요일 휴무)

위치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2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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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과 묵의 세계 : 3인의 거장 – 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 윤형근 – S2A 전시

필과 묵의 세계 : 3인의 거장

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 윤형근

얼마 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이신 유홍준 교수님께서 S2A 갤러리에서 강의를 하시게 되었는데요, 이번에 열리는 전시의 기획에도 참여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전시를 가보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가 너무나 익히 잘 알지만 이번 기회에 거장들의 좋은 기운들과 묵직한 힘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전시였기에 후기를 남겨봅니다.

전시는 제목 그대로 3인의 거장인 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 윤형근 세 분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대가 다르지만 무언가 세대를 떠나 하나의 정신으로 이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은 전시이기도 했습니다.

1. 윤형근

작년 PKM 갤러리에서 열렸던 윤형근 작가의 개인전 전시 방문 당시에도 참으로 인상적인 작품들이 많았는데요,

이곳에는 그만의 정적이고 차분한 무채색의 느낌이 뒤에 이어지는 추사 김정희의 서체와 겸재 정선의 그림들과 매우 잘 어우러진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한국적인 우아함이란 무엇일까 생각했을 때 문득 윤형근 작가가 떠올리고는 하는데요, 이번 전시의 작품들도 그만의 섬세함과 묵직함이 느껴지는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이전 개인전 때보다는 어두운색의 단색화가 주를 이룹니다.

2. 추사 김정희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섹션이 바로 추사 김정희의 서체가 담긴 작품들인데요, 특히 그의 중년시절부터 제주 유배 시절, 노년에 과천에서 지낸 시절까지의 서체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이기도 했습니다.

이 서체의 경우, 추사의 24세 때 중국의 문인들과 교류하던 시절의 작품으로 다소 느끼하다는 평도 있었지만 중국에서는 상당히 좋아하는 서체였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중국을 다녀온 후 그 영향을 많이 받은듯 싶습니다.

위와 같이 상당히 조형적인 굵게 써 내려간 힘 있는 서체부터 하나의 시 같은 가녀린 서체까지 아주 다양했는데요, 내용 역시 그가 이동했던 흔적과 고뇌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추사의 시적인 감성을 잘 보여주는 작품부터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얻게 된 그만의 이야기들이 작품 하나하나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전시 옆에 아주 잘 설명되어 있어서 다소 한문을 어렵게 느끼시는 분들도 부담 없이 볼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마치 책과 같은 이 작품은 추사가 과천 시절에 썼던 편지로, 대략적인 내용은 노년의 추사가 젊은이들과 교류하면서 이야기 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추사는 중년시절부터 난초를 즐겨 그렸다고 합니다. 이 작품에서는 글과 그림이 함께 있어서 특히 인상적이었는데요, 난초는 손을 대기가 어려워 실수를 하더라도 고쳐 쓸 수 없다는 내용을 담기도 했습니다.

한때 불교에 심취했던 추사가 쓴 반야심경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특징이라면 당시의 일반적인 방식과 다르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쓴 부분인데요, 아마도 화엄사 절에서 쓴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그중에서 가장 전시장 한가운데에 눈에 띄는 푸른 글씨의 현판은 <사서루>라는 임금에게 하사받은 책이 있는 서재라는 뜻으로 규장각 검서관이었던 유득공이 정조 대왕에게 하사하신 서적을 보관하기 위한 서재입니다.

해당 글씨체는 제주도 귀양 후 쓴 서체로 원판은 개인 소장이라 모각이 많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추사의 최고 걸작 중 하나인 <유재>는 남김을 두는 집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내용인즉,

기교를 다 쓰지 않고 남김을 두어 조화로움에 돌아가게 하고,

녹봉을 다 쓰지 않고 남김을 두어 조정에 돌아가게 하고,

재물을 다 쓰지 않고 남김을 두어 백성에게 돌아가게 하고,

복록을 다 쓰지 않고 남김을 두어 자손에게 돌아가게 하라

인데, 유홍준 교수님의 설명에 의하면, 대체로 현판 세 점이 비슷한 서체인데 약간씩 글의 맛이 다르다고 합니다.

이 작품은 유홍준 교수님이 선물 받아 연구실에 오랜 시간 걸려있었다가 서울공예박물관이 개관을 준비하면서 기증하셨다고 합니다.

3. 겸재 정선

마지막 겸재 정선의 그림은 그야말로 어떻게 이렇게 그렸을까 할 정도로 감탄이 절로 나오는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이외에도 다양한 산수화와 자연 풍경을 그린 걸작들이 생각보다 많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겸재 정선은 북악산 아래 (현 경복고등학교 부근)에 살면서 이 일대를 많이 그렸다고 합니다.

그중 백운동에서 흐르는 계곡의 모습 등 장동 8명을 주로 그리곤 하였다는데요, 생각보다 꽤 여러 작품이 있고 자세하고 섬세하게 그린 모습을 볼 수 있어 마치 그 시절의 자연 풍경을 사진처럼 보는 느낌이 듭니다

때로는 이렇게 잠자는 새와 곤충이 함께 있는 사랑스러운 꽃도 볼 수 있는데,

초충도의 경우는, 신사임당의 초충도와 비교하는 맛이 있기도 합니다.

신사임당의 초충도는 강하지만 겸재의 초중도는 사실감이 더해지기도 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느낌으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실은 너무 대단한 작품들이다 보니 학술적인 측면에서의 설명은 다소 미흡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대중이 봤을 때의 느끼는 그 느낌 그대로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아주 어렵게만 느껴졌다면 이번 기회에 섹션 별로 각 3인의 거장의 생각과 기운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전시라 생각이 듭니다.

전시 기간 : 2025. 2. 4 – 2025. 3. 22

관람 시간 : 화~토 10:00am – 6:00pm

(매주 일, 월요일 휴무)

위치 : S2A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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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 Kahlo 프리다 칼로 레플리카 전 《 Viva Frida Kahlo 》 – 성남큐브미술관 기획 전시

Frida Kahlo

《 Viva Frida Kahlo 》

프리다 칼로 하면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만큼 멕시코의 대표적인 화가이기도 한데요, 그녀의 그림만큼 기구한 그녀의 삶 역시 너무나 잘 알려진 터라 예술에 조예가 없는 대중들까지도 익히 너무나 잘 아실 거라 생각됩니다.

프리다 칼로의 작품은 그만큼 가치가 있기에 멕시코에서도 국보로 지정되어 외부로 반출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대신 일종의 원작자의 사본인 레플리카(Replica) 전시로 해외에서 전시가 열리고는 하는데요, 레플리카 작품들도 이렇게 많은 양이 전시되는 것은 흔하지는 않은 일이라서 이번 전시는 프리다 칼로의 삶 전체를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던 전시이기에 후기를 남겨봅니다.

이전 얼리버드 티켓 오픈 시 소개해 드린 프리다 칼로 레플리카 전시회를 다녀왔습니다.

우선 입구에 들어서면 프리다 칼로의 집을 재현해놓은 배경에 그녀의 작업 공간을 재현해 놓았습니다.

색감부터 프리다 칼로의 화려한 색감의 그림과 맞물려있는 집입니다. 현재는 이 공간은 프리다 칼로의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고 하네요.

전시장은 그녀의 초기 작품부터 그녀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차례대로 전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초기 작품 (1907-1932)

이번에 특히 초기 작품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요, 그동안 몰랐던 그녀의 기록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그림은 바로 그녀의 운명을 뒤바꿔 놓은 교통사고 장면을 스케치한 그림입니다.

프리다 칼로는 원래 의사가 되어 싶어 했으나 교통사고로 인해 장애를 안고 살아가면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림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아픈 몸을 이끌고도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한 그림은 앞으로 그녀의 인생의 불운을 예고하는 것만 같은 그림입니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자신의 몸 상태가 그리 심각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그렇게 사고 이후 그리기 시작한 첫 그림은 그녀의 자화상입니다.

우리가 알던 자극적인 느낌보다는 아주 차분하고 덤덤한 느낌입니다.

이 작품은 다소 평범해 보이지만 버스 안 풍경 속 사람들이 당시 멕시코의 사람들을 보여주어 눈길을 끌기도 합니다.

프리다 칼로 하면 남편인 디에고 리베라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가 없기도 하지요.

덩치 큰 디에고와 그 안에서 순종적인 프리다의 모습은 프리다가 그를 얼만큼 존경하고 여자로서 사랑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훗날 이 사랑과 존경이 프리다에게는 또 하나의 삶의 고통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프리다는 교통사고로 인해 아이를 가질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임신을 시도하고 유산하기를 반복했습니다. 그 와중에 느끼는 상실과 좌절은 아마 많은 여성분이시라면 느끼지 않을까 싶습니다. 직접 겪은 그 아픔을 아주 노골적으로 그렸기에 보면 볼수록 더 아프게 와닿지 않나 싶네요.

그녀의 초기 작품들 역시 그녀만의 독특한 상상력과 그림체를 이때부터 보여주기도 합니다.

루더 버뱅크가 잡고 있는 식물은 그의 연구와 업적을 상징하고 잎은 살아있지만 뿌리는 죽은 상태로 자연이 순환하고 변화하는 과정에서 현재는 인간의 과학적 개입이 반영되어 있음을 의미하는 상당히 철학적인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밖에도 프리다 칼로는 사회적인 메시지가 있는 그림들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한때 미국에서도 지냈던 프리다는 당시 멕시코로 돌아가고 싶어 했던 마음이 간절하기도 했습니다.

어디에 있어도 자신의 뿌리는 멕시코라는 것을 증명하는 그림들도 곳곳에 많이 보이는데 이는 멕시코의 상징인 원주민, 식물, 아즈텍을 상징하는 요소들을 집어넣은 형태로 보입니다.

2. 중기 (1933-1949)

그녀가 가장 작품을 많이 남긴 시기가 1930~40년대 정도 되는데, 1939년에는 멕시코에 돌아와 디에고와의 이혼 절차를 밟기도 하면서 그녀의 복잡한 심리상태와 주체성을 표현하는 작품들을 많이 선보입니다.

이<상처 입은 식탁>은 그중에서도 멕시코에서 열린 대규모 초현실주의 국제 전시회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프리다는 화가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한 작품입니다.

언뜻 보면 구성이 <최후의 만찬>을 떠오르게 하기도 하는데, 다소 섬뜩해 보이기도 하는 이 작품은 각각의 그림마다 디테일에 다양한 상징성이 있는 그림이기도 합니다.

프리다는 디에고가 자주 입었던 작업복을 입고 있고, 그 왼쪽은 마치 디에고를 상징하는 듯한 큰 덩치의 유다를 그렸습니다. 유다는 예술을 배신하였는데 아마 디에고에 대한 원망을 나타내는 듯하게 보입니다.

이 작품은 특이하게도 구소련에서 작품이 분실되었다가 65년 만에 다시 찾은 그림이라고도 합니다. 이유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그만큼 프리다의 그림을 탐하던 사람들이 많았겠지요. 그렇기에 멕시코에서도 현재까지 프리다의 그림은 함부로 해외로 반출시키거나 빌려주지 않기도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남편 디에고에 대한 애증과 원망은 그림 곳곳에서 계속해서 보입니다.

프리다 이전에 이미 화가로서의 명성이 높았던 디에고는 수많은 불륜을 저질렀는데, 그중에서도 자신의 여동생과 저지른 불륜은 프리다에게는 크나큰 상처였습니다.

<기억(심장)>이라는 작품 역시 보면 왼쪽에는 동생을 상징하는 듯한 교복이, 오른쪽에는 자신을 상징하는 듯한 멕시코 전통 복장이 있고, 큐피드의 화살이 프리다의 몸의 상처를 크게 뚫고 지나가는 모습은 그녀가 얼마나 큰 상처를 겪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이는 당시 뉴스에서 아내를 칼로 찔러 죽인 남성이 뻔뻔하게 자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는 듯 표정 짓는 인물과 동일시하여 그린 그림에서도 나타납니다. 어쩌면 너무나 잔인한 그림인데, 아이러니한 것은 그 위에 평화의 비둘기가 있다는 것이지요. 이 와중에도 프리다는 남편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한참 뒤에 모든 것을 용서하고 다시 디에고를 받아들입니다. 이해는 안가지만 너무나 사랑하면 과연 그럴 수 있는 걸까요?

실은 그녀의 상처는 비단 디에고뿐만은 아닙니다. 태어난 순간부터 가족에서부터 시작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6살 때 소아마비에 걸려 이미 다리가 아픈 장애를 겪기도 했지만 자신이 태어나 얼마 안 된 여동생으로 인해 흑인 유모에게 젖을 먹고 자라는 등 어머니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것만 같은 느낌의 그림들을 볼 수 있습니다.

알게 모르게 심적으로 예민한 프리다가 느꼈던 외로움 같은 것들이 그림 곳곳에 표현되기도 합니다.

지나간 수많은 고통의 시간들은 그녀가 편히 있을 때조차 계속해서 떠오를 수밖에 없는 것을 보면 마치 보는 사람 입장에서 그 고통을 정면으로 함께 느끼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 모든 상처를 프리다는 몸이 가장 릴랙스 되는 상태인 욕조에서마저 느끼는 그림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녀의 교통사고에 대한 후유증과 고통을 가장 적나라하게 그린 그림인 <부러진 척추>는 그 잔인함을 여실히 드러내기도 합니다.

애써 견뎌내는 얼굴, 그리고 어느 하나 성한데 없이 못으로 난도질당한 모습은 마치 모든 것이 그녀를 내버려두지 않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우주 대지, 디에고, 나, 세뇨르 솔로틀의 사랑의 포옹>은 그녀가 디에고에 대한 마음을 상당히 의미심장하게 그린 내용이기도 합니다. 어둠과 밝음을 둘로 나누어 마치 자신을 대지의 여신처럼 가운데 두고 디에고를 어린아이를 보듬듯 그린 모습은 프리다가 얼마나 그를 소유하고 공유하고 싶어 하는지, 함께하고 싶어 하는지 느끼게 해주기도 합니다.

해당 작품은 전시 뒤쪽에 걸려있는 프리다의 일기 안 스케치에서 비롯된 작품이기도 해서 비교해서 보면 조금 다르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디에고와 이혼 후 그린, 프리다의 대표적인 작품이기도 한 <두 명의 프리다>는 그녀의 기분을 아주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오른쪽의 테우아나를 입은 프리다는 디에고가 사랑했던 프리다인 반면, 왼쪽의 빅토리아 시대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프리다는 디에고가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프리다를 그렸습니다.

하지만 두 프리다는 여전히 같은 프리다이고 서로의 심장과 손이 맞닿아 있는 것을 보면 어찌내 저찌내 해도 디에고를 떠날 수 없음을 암시하기도 합니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프리다가 여전히 피를 흘리고 있는 것을 보면 떠났어도 여전히 고통은 남아있음을 느낄 수 있기도 합니다.

프리다 칼로 레플리카

또한 프리다 칼로는 자신이 아픔과 유산으로 잃어버린 아이들에 대한 마음을 자연과 동물에 빗대어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그림 속에는 거미원숭이가 등장하는데, 이는 디에고가 프리다를 위해 선물한 동물로서 내면에 숨겨진 야만성과 원시성을 상징합니다. 특히 새끼를 유난히 아끼는 동물이지만 과도하게 사랑하기도 해서인지 자신에 대한 지나친 사랑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3. 말기 (1950-1954)

50년대부터 프리다의 병세는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는데 이때 발가락까지 잘라야 할 정도라 몇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말기 작품은 움직이지 못한 채 그려야 했기에 정물화나 주를 이룹니다.

이때 그린 대표적인 그림이 당시 주치의였던 파렐 박사에 대한 고마움의 뜻을 전한 그림과 과일을 그린 그림들입니다.

대체적으로 색감은 입구에 붙여진 집의 풍경의 색감과도 유사한 멕시코 특유의 쨍하고 환한 색감들이 주를 이룹니다.

이는 과일 정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이는 신선한 과일의 생명력과 탐스럽게 익지만 언젠가는 썩어가는 모습을 인생에 비유해서 그리기도 했습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이 수박을 그린 <삶이여 만세>라는 작품은 각 수박마다의 명도와 채도 등을 달리하여 수박이 익어감에 따른 다른 모습들을 삶에 비유하여 그린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프리다가 요절하기 직전에 그린 것이라고 하는데요, 씨가 없는 수박도 있고 씨가 있는 수박도 있고 껍질이 푸르거나 누런 것들도 있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그려지면서 일종의 숙성의 과정을 한 프레임에 보여줌으로써 인생 전체의 찬란한 날과 생이 끝나는 날들을 비유해서 그린 듯 보입니다.

4. Photography and Diary

마지막 섹션은 프리다의 생애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들과 그녀가 썼던 일기들도 볼 수 있습니다.

일기 중에서는 특히 디에고에 대한 마음이 아주 절절히 묻어나는 듯해 보입니다.

사랑을 넘어 소울메이트로서 그와 언제나 함께하고 싶은 마음을 솔직하게 쓴 글들을 보니 그림과는 또 다르게 아린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보통 원화 그림을 보지만 레플리카 그림만으로도 이렇게 그녀의 절절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것을 보면 프리다 칼로는 실로 대단한 화가임에는 틀림없지 않나 싶습니다.

전시는 며칠 남지 않았지만 프리다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프리다의 생애 전반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전시라 생각됩니다.

전시 기간 : 2024. 12. 13 – 2025. 3. 16

관람 시간 : 화~일 11:00am – 6:00pm (입장 마감 5:00pm)

(매주 월요일 휴무)

위치 : 성남큐브미술관 기획전시실

Frida Kahlo 프리다 칼로 레플리카 전 《 Viva Frida Kahlo 》 – 성남큐브미술관 기획 전시 더 읽기"

Santa Maria Novella 산타마리아노벨라 아트팝업 < 메디치 가든 아트 팝업 >

산타마리아노벨라 아트팝업

Santa Maria Novella Art Pop-Up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피렌체의 유명 향수 브랜드인 산타 마리아 노벨라가 이번에 서울옥션에서 <메디치 가든 아트팝업>이라는 이름으로 팝업을 오픈했다고 하여 방문해 보았습니다.

이미 국내에도 마니아층이 두터운 향수 브랜드이기도 하기에 이번 팝업을 어떤 식으로 전개할지 무척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더군다나 이번 팝업은 단순한 일반적인 팝업이라기보다는 미술과 함께하는 아트 팝업 형식으로 열렸으며 국내 젊은 작가들과 함께 향수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을 전시하는 팝업으로서 향수와 미술을 함께 보는 재미가 있어서 좋았던 팝업이었습니다. ​

산타 마리아 노벨라 향수는 수도사들이 400여 년 전 수도사들이 식물의 원료를 이용해 개발한 전통 기법 그대로를 고수하여 만든 브랜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팝업에는 미술작품 뿐만 아니라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여러 가지 향수를 시향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전시는 서울옥션 강남센터 지하 1층에서 열렸으며 비교적 넓은 공간에 사전예약제로 사람은 많지 않았기에 여유있게 작품을 관람하기 좋습니다.

이번 전시는 특히 국내의 4명의 작가들이 산타 마리아 노벨라 향수의 향을 테마로 하여 각각 부스가 나누어져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림에 향이 나기도 하고, 각 섹션 한 가운데에 향수도 같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팝업 후기도 후기이지만 이번 포스팅은 주로 작품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하려고 합니다.

INCENSO with 김지아나

인센소(Incenso) 향에 영감을 받은 작품을 선보이는 김지아나 작가는 <인사이드 Inside> 시리즈를 선보입니다.

인사이드라는 작품 이름 그대로 삶에서 느낀 다양한 인사이들을 주로 표현하고 담고자 했다고 하는데요 주로 최근 현대인들이 SNS를 보면서 바쁜 시간에 무언가 쫓기는듯한 삶에서 느끼는 여러가지 감정들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인센소 향은 따뜻한 무디한 향에 어딘지 모르는 강렬한 향이 느껴지는데요, 이를 입체적으로 잘 표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작품 자체도 평면적이지 않고 바로 무엇인가 강렬하게 내면에서 튀어나오는 감정들을 표현하는 것처럼 입체적인 형태로 표현되었습니다. 색도 노랑, 파랑 등 칼라별로 다른 느낌을 줍니다.

QUERCIA with 문형태

퀘르치아(Quercia) 향은 오드 우크의 향을 머금는 향으로서 조금은 투박하면서도 깊이 있는 향이지만 따뜻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투박한 그림체의 문형태 작가의 작품이 잘 어울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문형태 작가는 회전목마의 그림처럼 돌고 도는 메리고라운드(Merry-Go-Round)의 관계를 표현하는 작가로 관계 속에서 돌고도는 어딘가 서로가 어울리면서 만나며 함께 살아가는 삶의 형태를 인간적이면서도 귀엽게 그려서인지 보는내내 미소짓게 만들기도 합니다.

ACQUA with 정다운

전체적으로 물 위로 피어난 꽃과 깊은 수면 아래에서 느껴지는 고요함을 표현하는 블루톤의 아쿠아(Acqua) 향수는 패브릭 드로잉 작품을 선보이는 정다운 작가의 그림과 함께 합니다.

정다운 작가는 한국의 전통 패브릭인 노방천을 이용하여 여러 겹을 캔버스에 겹쳐 하나의 작품으로 표현했는데요, 이전에 보지 못한 그림의 형식이라 매우 독특하기도 했지만 자세히 보면 반투명의 반짝이는 노방천이 겹쳐서인지 어떤 부분은 입체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이같은 형식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구조 안에서 여러 관계가 겹쳐지며 발생하는 이야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멀리서 보면 마치 어떤 바다의 모습을 보는 것 같기도 하여 아쿠아 향수가 잘 어울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AMBRA with 김선우

자연의 아름다움, 따뜻함을 표현하는 엠버(Ambra) 향은 김선우 작가와 함께 했습니다.

엠버 향은 북유럽 신화에서부터 전해져오는 신비로운 이미지, 보호와 치유의 힘이 있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김선우 작가의 작품에서 특히 눈에 띄는 캐릭터라면 도도새를 볼 수 있는데요, 현재는 사라졌지만 도도새는 각박한 현실 속에서 꿈과 이상을 잃지 말고 자신만의 특별함을 자유롭게 추구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동물로서 표현됩니다.

김선우 작가의 작품은 이전에 작품을 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반갑기도 했습니다.

전시장 내부 안쪽 공간에로 들어가면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향수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본격적으로 향수마다 각각 시향도 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서 완성한 스탬프 카드에 메시지를 쓴 후 실링 왁스 체험도 직접 해볼 수 있습니다.

산타마리아노벨라 팝업

전시 기간 : 2025. 2. 5 – 2025. 2. 12

관람 시간 : 월~금 9:00am – 6:00pm

(점심시간 12:00pm – 1:00pm)

위치 : 서울옥션 강남센터 B1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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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lrike Theusner 울리케 토이스너 《 Sweet Bird of Youth 》 – 파운드리 서울 전시

Ulrike Theusner

《 Sweet Bird of Youth 》

요즘 젊은 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더 잘 살기 어려운 세대라고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이러한 현시대 젊은이들의 사회적 심리상태를 잘 담아낸 작가인 독일 작가 울리케 토이스너의 전시가 이번 1월부터 한남동 파운드리 서울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익숙한 듯하면서도 독특한 화풍과 인간의 불안한 심리를 잘 담아낸 그림들은 여러모로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기에 관람 후기를 이야기해 봅니다.

울리케 토이스너 Ulrike Theusner

울리케 토이스너는 주로 드로잉과 판화로 작업을 하는 독일 작가로서 현대 젊은이들의 초상화 시리즈를 주로 그립니다.

특히 최근 들어 무기력해지는 젊은이들의 심리상태를 그대로 나타내는 작품들을 그려내었는데 기후변화와 저성장 경제시대로 젊어들면서 불안감을 느끼는 젊은이들은 예전보다 성공을 이루거나 안정감을 얻기가 쉽지 않은 요즘 시대에 느끼는 좌절감, 초조함을 그대로 녹여냅니다. 재료 역시 파스텔, 드라이포인트 에칭, 잉크, 설치 미술 등 다양한 형태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뉴욕, 베를린, 프랑크 푸르트, 상하이 등 여러 개인전을 열었으며 현재는 바이마르와 베를린을 오가며 작업합니다.

이번 전시 역시 <Sweet Bird of Youth>라는 제목에서도 나타내듯이 한순간에 지나가버리는 젊음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테네시 윌리엄스의 동명 희곡 제목에서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상실과 혼돈의 시대지만 그 와중에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말자는 의미에서 붙여진 제목 같기도 합니다.

​전시는 지하 1층과 지하 2층 두 공간으로 나누어 전시되어 있습니다.

지하 2층에는 주로 파스텔로 그린 인물화와 잉크로 그린 다양한 형태의 드로잉, 설치작품이 한데 어우러져 있습니다.

파스텔화의 경우,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파스텔톤은 아주 밝고 따뜻한 느낌이지만 작가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파스텔은 다소 침울하고 침체된 조금은 톤 다운된 형태의 그림들이 주를 이룹니다.

주로 옐로와 그린, 오렌지, 블랙 계열의 색들이 서로 얽혀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요, 이는 사람의 피부 톤에 스며들면서 표정의 홍조와 대비되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냥 우울한 느낌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따뜻한 톤을 주기 때문에 아직은 젊은 푸릇함에서 오는 희망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Ulrike Theusner

화폭에 담긴 주제 역시 젊은이들의 모습만을 담아내지는 않았습니다. 이는 그림의 모델을 확장하여 그들이 즐기는 어떤 재미와 향락을 추구하는 것들,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의 불안과 고통, 탐구하는 모습들을 잘 담아내었습니다.

잉크 드로잉은 한쪽 벽에 아주 많은 작품들이 한 벽을 가득 채울 정도로 다양한 그림의 형태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인물들의 수많은 표정, 행위에서 느끼는 몸짓이 아주 생생하게 표현될 정도인데, 그림 하나하나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또한 전시장 한가운데 두 개의 테이블의 설치작품이 놓여 있습니다.

그 안에는 젊은 날 즐기게 되는 술과 약, 담배, 카드, 돈에 쉽게 현혹되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며

술병이나 책 안, 테이블에서 악마의 손길이 느껴지는 그림들을 볼 수 있습니다.

지하 3층에는 대형 작품들이 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작품은 3개의 대형 캔버스를 이어 붙여 전시되어 있으며

크기도 상당히 커서 한 폭의 사진으로 담기에는 어려울 정도였는데요, 가만히 관찰하다 보면 그 안에서 젊은 날에 느끼는 고통과 다양한 갈등에 대한 스토리가 아주 자세히 담겨있습니다.

다른 한쪽 벽면에는 젊은이들의 불안한 표정을 담은 인물화 역시 계속해서 전시가 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크기가 커서인지 눈빛이나 표정이 그림을 보는 내내 좀 더 직접적으로 와닿는 느낌입니다.

마침 Dazed Korea에서 인터뷰한 영상이 있어 작품 관람 시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 링크를 걸어봅니다.

전시 관람 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좀 더 자세한 작가의 작품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인스타그램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Instagram @ ulriketheusner

Exhibition Information

전시 기간 : 2025. 1. 17 – 2025. 3. 8

관람 시간 : 화~일 11:00am – 7:00pm
(매주 월요일 휴무, 1/28, 1/29, 1/30 설날 휴무)

위치 : 파운드리 서울 B1, B2

자칫 우울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림 안에서 왠지 모를 희망이 보이는 묘한 작품들입니다.

그래서인지 부담 없이 보실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가볍지는 않은 작품들이기에 천천히 혼자 조용히 관람하시기에 좋은 전시가 아닌가 싶습니다.

Ulrike Theusner 울리케 토이스너 《 Sweet Bird of Youth 》 – 파운드리 서울 전시 더 읽기"

Nina Kolchitskaia 니나 콜치츠카이아 《 Le Tour du Monde avant la Tempête 》 – 워킹위드프렌드 전시

Nina Kolchitskaia 니나 콜치츠카이아

《 Le Tour du Monde avant la Tempête 》

최근 시위로 인해 시끄러운 한남동이지만 근처 다른 한쪽 구석에는 이와는 대조적으로 너무나 평화로운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는곳이 있습니다. 바로 워킹 위드 프렌드인데요, 이곳에서 현재 지난 2022년 디뮤지엄에도 선보였던 파리의 주목받는 작가 중 한 명인 니나 콜치츠카이아의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그림 하나하나가 바깥 상황과는 반대로 아주 귀엽고 사랑스러운데요, 요즘같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잠시나마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이 되는 전시라 소개해 봅니다.

니나 콜치츠카이아

​이곳은 독특하게 1층은 카페, 2층은 갤러리로 이루어진 독특한 갤러리이기도 합니다.

카페와 갤러리 공간은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1층에서 가볍게 커피 한잔 즐길 수 있는 곳이면서 더불어 그림도 같이 볼 수 있어서 좋습니다.

니나 콜치츠카이아 Nina Kolchitskaia

최근 파리의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한 명인 니나 콜치츠카이아는 자유와 사랑을 주로 표현하는 화가이자 사진가, 패션, 라이프스타일 인플루언서이기도 합니다.

이미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중이고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와 다양한 협업도 한 작가이기도 합니다.

그림 뿐만 아니라 인플루언서로서도 활동하고 있어서인지 샤넬과 미우미우 등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를 했으며 여러 개인전에 참여했습니다.

@galeriepenelope.com

작품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부터 전시가 되어있습니다.

장소가 협소한 편이기에 작품들이 많지 않을거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는 여러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공간이 넓지 않다보니 대형 그림보다는 작은 A4 사이즈들의 그림이 많습니다.

주로 소박한 풍경화를 그린 그림들이 많고 전체적인 색감은 파스텔 톤보다는 조금 톤 다운된 그림들이 많아서인지 화려하지만 차분한 느낌도 동시에 있는듯한 모습입니다.


자세히 보면 그림의 전체적인 구성과 형식도 평범한듯 하면서도 그녀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여러 색상을 한 화폭안에 믹스 매치에서 배열하거나 그림의 구성 분할도 새로워서인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나 일상적인 소재를 신선한 감각과 색으로 재현했습니다.

2층 본 전시 공간에는 대형 창문에 그녀가 직접 그린 스타일의 새 드로잉과 함께 불어로 된 시가 쓰여 있습니다.

또 다른 한쪽 공간에는 별도의 룸이 있고, 이는 벽화와 대형 그림, 침구나 소품까지 그녀의 작품들로 이루어진 침실로 꾸며놓았습니다.

그림과 벽 드로잉, 굿즈가 매우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면서 그녀만의 독특한 감각으로 연출했습니다.

전시된 굿즈는 1층에서 직접 구매도 가능합니다.

좀 더 자세한 작가의 작품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인스타그램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Instagram @ ninakoltchitskaia

Exhibition Information

전시 기간 : 2025. 1. 13 – 2025. 2. 9

관람 시간 : 화, 목~일 12:00am – 6:00pm
(매주 월, 수요일 휴무, 1/27~1/29 휴무)

위치 : 워킹 위드 프렌드 Working with Friend

요즘처럼 각박한 시대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입니다.

올해는 무엇보다 그림처럼 희망찬 새해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Nina Kolchitskaia 니나 콜치츠카이아 《 Le Tour du Monde avant la Tempête 》 – 워킹위드프렌드 전시 더 읽기"

전-함 典函 : 깨달음을 담다 – 리움미술관 고미술관 상설 전시

오래전에 리움미술관 고미술전을 보고 한눈에 반해서 다시 한번 찾아가야지 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이번에 그 고미술 전 안에 관심이 가는 상설 기획전이 있어서 방문해 보았습니다.

다소 낯선 제목인 《 전-함 典函 : 깨달음을 담다 》라는 이름으로 전시를 하고 있는데

고미술 중에서도 고려 불교신앙을 볼 수 있는 독특한 전시이기도 해서 소개해 봅니다.

전시 기간 : 2024. 9. 5 – 2025. 2. 23

관람 시간 : 화~일 10:00am – 6:00pm

(매주 월요일 휴무, 1/29 휴무)

장소 : 리움미술관 고미술 상설관 M1, 2F

​전시는 고려 시대 불교 경전을 필사한 경전과 이를 보관한 경함이라는 상자를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단순히 불교 경전과 이를 담은 상자라고만 하기에는 모두 금으로 덮여진 엄청난 작품들이라 작품 수가 많지 않더라도 전 세계에 20여 점밖에 안되는 아주 귀한 작품이자 유물이기에 하나하나가 경이로울 정도로 감동을 주는 전시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고미술관에 가면 모든 작품 하나하나가 감동인데, 이곳에 오면 정말 감동을 넘어 감탄을 금치 못하겠더군요.

좀 더 정확한 이해를 위해 자세한 전시설명은 리움미술관 공식 홈페이지의 내용도 덧붙였으니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함: 깨달음을 담다>展은 고려 시대 불교 경전(經典)을 붓으로 직접 필사(筆寫)한 사경(寫經)과 경전을 보관하기 위해 만든 상자인 경함(經函) 중에서 현존 최고 걸작인 두 작품을 집중 조명하는 전시입니다. 전시에서는 선조들의 간절한 염원을 그대로 반영한 글과 그림을 모두 금으로 이룬 《감지금니 묘법연화경》 전체 7권을 통해 그 귀함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사경은 발원문에 의해 고려 충목왕 1년(1345년) 당시 최고 권력계층에서 불법에 귀의하며 정성을 다해 사경을 완성함으로 왕실의 안녕과 깨달음을 얻기를 소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함께 전시되는 <나전국당초문 경함> 역시 전 세계를 통틀어 20여점 밖에 전례 되지 않는 아주 귀한 고려나전 중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입니다. 수만 개의 나전 조각을 세밀하게 다듬고 이어 붙여 다양한 꽃 문양으로 경함 표면을 가득 충전하고 나전의 탈락 방지와 문양 하나하나를 연결해주는 줄기 표현에는 얇은 철선을 사용한 점에서 예술성과 기능성을 겸비한 고려 공예의 진면모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신앙과 예술의 위대한 만남이 이룩한 시대의 걸작들을 한 공간에서 감상하면서 그 가치와 의미에 대해 깊이 교감할 수 있는 뜻깊은 장이 될 것입니다.

(출처 : 리움미술관 홈페이지)

전시장 내부는 매우 널찍한 편입니다.

경전 자체가 7권 정도 되기에 이를 펼쳐놓아 전시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경전 하나하나가 손이 상당히 많이 갔고, 그 길이도 길기 때문에 실제로 보면 놀라울 따름이기도 하고

카메라 앵글로 모두 잡히지도 않더군요.

경전은 현재 7권이 남겨진 상태인데, 겉으로만 봐도 아시겠지만 그 디테일이 이미 표지부터 어마어마합니다.

지금도 금은 귀하지만 당시는 얼마나 귀했을까요?

그만큼 당시 불교라는 종교의 힘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접어서 보관하고 펼쳐서 보는 절첩본 형식의 『법화경』 사경으로 전체 7권이 모두 남아 있습니다. 각 권의 앞쪽에 경전의 내용을 압축해서 그린 변상도가 있고, 제7권 말미에는 발원문이 있습니다. 모든 글과 그림은 예나 지금이나 가장 귀한 재료인 금으로 완성한 사경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발원문에 의하면, 이 사경은 1345년에 진한국대부인 김씨(辰韓國大夫人 金氏)가 충혜왕(忠惠王, 1315–1344)의 영가천도를 기원하는 동시에 충목왕(忠穆王, 1337–1348)과 그의 모후이자 원 황실 출신인 덕녕공주(德寧公主, 1322–1375)를 축원하고자 조성하였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고려후기 최고위층 여성 재가신도가 분명한 동기와 공덕으로 발원한 사경이란 점에서 중요하며, 막대한 재원과 당대 최고 사경 제작 장인들이 투입되어 완성한 고려 사경의 최고 걸작입니다.

(출처 : 리움미술관 홈페이지)

리움미술관 상설전시

감지금니 묘법연화경 권 1-7권(紺紙金泥妙法蓮華經 卷1–7), 고려, 1345년, 감지에 금니, 각 32.3 x 11.5 cm

이렇게 자세히 보면 모든 글자가 금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한자의 글 하나하나의 내용은 잘 몰라도 그 정성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사진에 금의 화려함과 아름다움이 모두 담기지 않는 것이 아쉬울 뿐이네요.

보통 경전 왼쪽에는 이렇게 풍경과 부처 여러 명을 그린 그림들이 같이 새겨져 있는데 이 역시 금으로 모두 그려져 있으며 글자를 볼 때 보다 그 섬세함이 비할 바가 없을 정도로 놀라웠습니다.

감지금니 묘법연화경 권 7

경전은 접으면 이렇게 손에 쥘 수 있을 정도의 하나의 긴 직사각형 형태로 압축되는 절첩본 형식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경전 표지 자체도 불교 특유의 연꽃 모양 같은 느낌으로 된 금으로 덮여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손때가 탔는지 부분부분 일부 금이 벗겨진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감지금니 묘법연화경 권 6, 고려 1345년

전시장 한가운데는 홀로 반짝이는 경전을 보관하기 위한 경함이 놓여 있습니다.

사진만 보았을 때는 예쁜 문양이 새긴 상자인 것 같지만 실제로 보면 그 화려함과 아름다움은 경전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을 정도로 감동을 줍니다.

역시 사방이 모두 금으로 새겨져 있기에 실제 보면 경이롭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이기도 합니다.

작품의 규모와 완성도를 통해 1272년 고려 조정에서 원나라 황후의 요구로 대장경 보관용 함을 만들기 위해 설치한 특별 관청인 전함조성도감(鈿函造成都監)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경함입니다. 국내외 현존하는 고려나전 자체가 20여점 정도 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나무라는 열악한 재료의 한계를 극복하고 원형을 가장 잘 유지하고 있는 경함이기에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수만 개가 넘는 나전 조각을 세밀하게 이어 붙인 후 수없이 반복되는 옻칠을 통해 요철이 없는 표면의 매끈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문양의 전체 구성에서도 상호 간 얇은 철선으로 연결하여 아름다운 패턴을 이루고 나전 조각 표면에도 선각을 새겨 디테일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세밀함의 극치로 잘 알려진 고려시대 공예미의 진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고려나전의 대표작입니다.

(출처 : 리움미술관 홈페이지)

나전국당초문 경함(螺鈿菊唐草文經函), 고려, 13세기, 나무에 나전, 황동, 높이 25.6 cm, 너비 47.3 cm, 깊이 25.0cm.

전시는 짧은 편이지만 그 어떤 전시보다 감동적인 작품들이라는 생각입니다.

하나의 경이로운 작품이 주는 감동이라는 게 있는데, 바로 이번 전시를 통해서 하는 말인 것 같기도 했습니다.

고미술전을 아직 보시지 못한 분들은 같이 보시면 더 좋을 전시입니다.

이번 전시는 종교적인 이유에서 많이들 관심을 가지지 않는 불교미술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전시지 않나 싶습니다.

무료 전시이니 리움미술관에 방문하시는 분들은 해당 전시도 같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전-함 典函 : 깨달음을 담다 – 리움미술관 고미술관 상설 전시 더 읽기"

Ayako Rokkaku 아야코 록카쿠 《 Mountains of Nameless Emotions 》 – 쾨닉 서울 KÖNIG SEOUL 전시

Ayako Rokkaku 아야코 록카쿠

《 Mountains of Nameless Emotions 》

​압구정 MCM 빌딩에 있던 쾨닉 서울이 최근 장소를 옮겼는데요, 바로 이태원 소월길로 그 위치를 옮기면서 어떤지 궁금하여 이번 기회에 방문해 보았습니다.

특히 이번에 이태원으로 장소를 옮기면서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아야코 록카쿠(Ayako Rokkaku)의 신작을 전시하고 있는데요, 기존에 보아온 회화 작품이 아닌 오브제 설치 작품도 눈여겨볼 만하여 잠시 후기를 남겨봅니다.

전시 기간 : 2024. 12. 14 – 2025. 1. 25

관람 시간 : 화~토 11:00am – 6:00pm

(매주 일, 월요일 휴무)

장소 : 쾨닉 서울

​갑자기 이태원으로 옮긴 이유는 최근 많은 갤러리들이 한남동 근처로 모인 이유도 크지 않을까 싶었는데요, 하지만 많이들 가게 되는 한남동 갤러리 길이 아닌, 조금(?) 언덕인 윗동네로 위치해 있습니다. 아무래도 기존 압구정 로데오 근처에 위치해 있을 때는 여러모로 접근성이 좋았던지라 자주 방문하고는 했는데 이번에 옮긴 이태원 갤러리는 상당히 찾아가기 번거롭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지역적 특성상 가는 길도 언덕이거니와 주변에 카페나 다른 갤러리가 많지는 않기에 쾨닉 서울 하나만을 보고 단독으로 방문한다면 다소 번거롭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마음도 있으나 분명 이곳으로 옮긴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요.

이전 갤러리는 MCM의 한 일부분 소속 갤러리처럼 느껴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이태원의 갤러리는 다른 화랑과 같이 한 건물에 위치해 있지만 이전보다는 독립적인 갤러리로 보이긴 합니다. 하지만 면적이나 작품의 양은 그전과 특별히 다르지는 않았기에 오히려 갤러리를 자주 찾았던 방문객에게는 조금 더 번거롭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전시장은 지하 1층으로 되어있고 공간은 그렇게 크지는 않았는데요, 이번 전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은 바로 다양한 울과 펠트 패브릭으로 만들어진 대형 오브제입니다.

갤러리를 처음 들어오자마다 가장 가운데 있던 오브제밖에 안 보일 정도로 이번 전시에서 기존에 보아오던 아야코의 평면 작품을 입체적인 또 다른 형태로 볼 수 있는 전시입니다.

오브제를 보면 마치 기괴하면서도 발랄하고 귀여운 동화 속에 나올법한 동굴인데요, 생각보다 크기가 꽤 컸기도 하지만 사방에서 여러 가지 각도로 다양한 형태와 소재, 디테일을 표현해서인지 직접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는 마치 산처럼 쌓아 올려 화산이 폭발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위협적이라기보다는 전반적으로 핑크빛의 따뜻한 천으로 덧대어져서 그런지 귀엽고 동화적인 느낌을 줍니다.

이러한 산과 같은 형태를 만든 이유는 작가가 스페인의 마요르카에서 레지던시 활동을 하던 무렵에 산에 둘러싸여 생활한 경험을 바탕으로 나오기도 했는데, 공교롭게도 전시 역시 서울의 한가운데 대표적인 남산에서 전시되고 있습니다.

작품을 가까이서 보면 단순히 패브릭을 덧붙인 것은 아닌듯하여 보일 만큼 형태도 소재도 다양했는데요,

직접 손으로 자르고 형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며 다양한 촉감을 자극하도록 만들어진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은 크게 보면 작가가 형언할 수 없는 감정들에 대한 탐구를 하고 있는데, 자신도 모르는 커다란 감정의 동요나 축적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형태이기도 합니다. 왜 우리가 흔히들 뭔가 마음에서 일렁거리는 무언가를 하나의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때, 고스란히 그 느낌만 가지고 있는데 어떤 형태나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순간들을 쌓아두고 묵혀둔 느낌을 이 작품에서 보게 되어서 그런지 참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가면서도 호기심이 생기는 묘한 작품입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재밌는 점은 작품 내부에도 들어가 볼 수 있는 것이었는데요,

생각보다 내부도 나름 이것저것 조각조각 오려 붙인 흔적이 많은데 어떤 의미로 무엇을 붙였는지는 그리 중요하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그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 내면에서 뒤섞인 형태를 보여준다고나 할까요?

물론 이번 전시에는 오브제만 있는 것은 아니고 기존에 많이 사랑받고 있는 아야코의 작품들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1층으로 올라오면 이곳 역시 여러 마리의 펠트 토끼와 오브제를 볼 수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양쪽 벽면의 그림은 직접 그렸다기보다는 그림을 시트지로 프린트하여 붙인 점입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를 표현하는 데는 손색은 없었지 않나 싶습니다.

꼭 토끼 말고도 마치 돌의 형태를 어떤 감정이 일렁이는 느낌으로 표현하였는데 아야코의 사랑스러운 그림만큼 설치작품 역시 비슷한 분위기를 풍겨서인지 그림과 잘 어울린다는 느낌은 받았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소월길에 새로 옮긴 쾨닉 서울은 생각보다 상당히 공간이 협소했고 작품 수도 그렇게 크게 많지는 않습니다. 물론 이번 개관전 전시는 설치 작품이 매우 임팩트가 있어서 볼만했지만 그 밖에 다른 것에서는 새로움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만약 가보고 싶으신 분들은 갤러리 가는 길이 매우 경사가 급하고 심하니 구두보다는 편안한 운동화를 신고 가시길 추천드리며 주차장도 협소할 뿐만 아니라 가는 동선 자체가 단독으로 방문해야 한다는 점에서 접근성은 좋지는 않은 편이니 방문하실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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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PPAO 갑빠오 《 NO BOUNDARY 》 – 화이트스톤 갤러리 전시

KAPPAO 갑빠오

《 NO BOUNDARY 》

지난 12월 13일부터 소월길에 있는 화이트스톤 갤러리에서 독특하고 흥미로운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 갑빠오의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회화 뿐만 아니라 조각 등 다양한 형식의 재미있는 작품들이 많기에 궁금하시는 분들을 위해 전시를 소개해 봅니다.

전시 기간 : 2024. 12. 13 – 2025. 2. 9

관람 시간 : 화~일 11:00am – 7:00pm

(매주 월요일 휴무)

위치 : 화이트스톤 갤러리 2층

이름답게 갤러리에 들어가면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모던한 화이트톤으로 이루어진 갤러리 입니다. 그 중에서도 갑빠오의 전시는 한 층에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유독 눈에 띄는 작품들이 많은 전시입니다.

갑빠오

갑빠오 작가는 이탈리아 브레라 국립 미술대학에서 장식미술을 전공하고 회화, 공예, 조각 등 다양한 장르의 작업들을 선보이고 있는 작가로 상당히 낙천적이면서도 위트 있으면서도 따스하고 서정적인 즐거움을 주는 작품들을 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입구부터 상당히 눈길을 가는 작품들이 많았는데 작품 하나하나가 모두 자꾸만 보게 되는 그런 마력이 있어서 보는내내 절로 웃음짓게 만드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작품 자체도 어렵게 해석하는 작품들이 아닌, 그냥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작품들이 많기에 많은 곳에서 사랑받지 않나 싶은데요 아마 관람하시는 분들도 자신이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많이 느끼실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림이나 오브제의 모델 역시 일상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동물이나 사람들을 표현하고 있는데 특히 표정이나 행동이 눈길이 갑니다. 뭔가 멍 하는 듯 하고 모호하지만 그 속에서 다양한 감정들을 표출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갑빠오

Ceylon man, 2024

갑빠오

Duck man, 2024

화이트스톤 갤러리

섬 할아버지, 2024

갑빠오

오리배소년

조형 역시 단순한 세라믹 조형이 아니라 절묘한 재로 믹스를 통해 자신만의 감성을 아주 잘 표현하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특히 마치 눈앞이 찌를것 같은 느낌을 표현한 이 작품은 우리가 너무나 힘들때 눈이 찌를듯이 아플 때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갑빠오
페이스

Your face 1 / 2, 2024

일렬로 사람모형이 거울을 보는 듯한 이 작품은 각자가 자신을 바라보면서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 같으면서도 조형 하나하나가 다른 모습 다른 표정이라서 그런지 마치 다른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서로가 각자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감정은 생각은 어떨까요? 그만큼 사람의 감정과 생각은 다양하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 같으면서도 결국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일은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거울
mirror

눈물을 검은 머리카락처럼 표현한 아래 작품은 제목 그대로 너무나 슬플때 마치 마스카라가 번지는 듯 하게 흐르는 검은 눈물을 아주 원초적으로 담아 인상적이었습니다.

검은 눈물

검은 눈물, 2024

작품 곳곳에는 동물을 소재로 한 작품들도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한쪽에는 마치 어린 시절의 동물들을 보면 느끼는 감정들을 재밌게 표현한 그림들도 보입니다.

검은 고양이
차와 곰
갑빠오

Noting’s gonna change my face for you / Smoke man, 2024

갑빠오

Amici 4 / 떠나는 마음 머무는 마음, 2024

또한 조각을 단지 전시장에 올려놓은 것이 아닌, 바닥에 배치한 모습은 마치 어떤 스토리의 장소에 놓아놓은 것처럼 무대를 꾸며서 전시한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왠지 모르게 아이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는 동심으로 돌아간 느낌도 듭니다.

갑빠오

Small puppy, 2024

keep going

Keep going, 2024

그뿐만 아니라 오브제를 상당히 실용적인 인테리어 수납장에 접목한 새로운 시도들도 보입니다.

문을 닫으면 단순히 얼굴로만 보이지만 양쪽 문을 열면 그 안에 또 다른 귀여운 토끼 조각이 보였는데요

갑빠오 작가는 브랜드와의 콜라보도 많이 진행한 편이라서 그런지 의외로 실용적인 작품들도 눈에 띕니다.

갑빠오
갑빠오

Anici 1, 2024 / Green Anne, 2021

또 하나 독특했던 점은 작가의 작품들이 회화뿐만 아니라 조각이나 오브제 등 다양해서인지 큐레이션 자체도 연계된 회화나 입체적 작품들을 같이 붙여 전시해서 통일성을 주었습니다.

그림에 새가 있어 옆에 새 조각을 놓아둔 것처럼 말이지요.

초록 사막

Anici 2, 2024 / 초록 사막, 2023

그리고 그 앞에는 같은 초록 잎을 머리에 꽂은 오브제도 보입니다.

갑빠오의 작품을 보는 재미는 이 묘한 표정에서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보는 이로 하여금 궁금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갑빠오

Leaf man, 2024

삼각관계

미묘한 삼각관계, 2024

작품을 운반하는 박스도, 그 위에 올려놓은 작품들도 예사롭지 않더군요.

어떻게 모든 조각 하나하나가 그렇게 표정이 다 다른지 신기할 뿐이었습니다.

앞에서, 옆에서 볼 때 모두 다른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갑빠오
갑빠오

그 밖에도 다양한 작품들과 작품 제목 역시 그녀만의 위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내 귀에 캔디

내 귀에 캔디 / Face, 2024

새

나는 나는 새, 2024

갑빠오

Amici 5 / 각자의 섬, 2024

좀 더 다른 작품들이 궁금하신 분들은 인스타그램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KAPPAO 갑빠오 《 NO BOUNDARY 》 – 화이트스톤 갤러리 전시 더 읽기"

박진우 《 Still Alive 》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시

컨템포러리 아티스트 프로젝트 : 박진우

《 Still Alive 》

 

최근 예술의 전당에서 반고흐, 카라바조, 미셸 앙리 앵콜 전시, 퓰리처상 사진전 등 그 어느때보다 인기있는 전시들이 많이 열리고 있는데요, 그 와중에 3층에서 조용히 열리고 있는 흥미로운 전시가 있습니다. 바로 예술의전당 컨템포러리 아티스트 프로젝트로 진행하고 있는 박진우 작가의 <Still Alive> 입니다.

전시 기간 : 2024. 12. 20 – 2025. 3. 2

관람 시간 : 화~일 10:00am – 7:00pm

(매주 월요일 휴무)

위치 :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3층 제6전시실

still alive

해당 전시는 소재와 기법부터 매우 익숙하지만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한 전시입니다.

박진우 작가는 주로 먹과 종이, 서예라는 한국의 전통적인 매체를 실험적으로 재해석하여 새롭게 표현한다는 점에서 신선했습니다. 자칫 그냥 옛것으로만 그대로 따르는 방식을 넘어 현 시대에 어떤식으로 표현해서 우리의 고유 문화와 역사를 재밌고 새롭게 표현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는 점에서 작품 자체가 좋다 흥미롭다고 느끼는 것을 넘어서 표현 방식의 스펙트럼을 좀 더 넓혀주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전시는 크게 3개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읽을 수 없는 illegible

최근 문해력 논란이 있을만큼 한문은 커녕 한글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는 시대라고 하는데요, 일반적인 글도 그런데 서예에 써진 글은 더 하지 않을까 싶네요. 오래된 전통이 점점 멀어지는 현실을 작가는 재미있게 풍자하면서 서예를 다시 들여다보게 하고 그 가치를 생각하도록 작품속으로 유도합니다.

우리가 보통 서예를 어렵게만 느꼈다면 해당 전시의 서예 작품은 표현의 수단만 서예지 막상 글은 재미있는 내용과 우리의 일상의 내용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또한 먹의 농도와 굵기에 따라 글만으로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박진우, still alive

시숙제 먹 정착기, 2024

박진우, still alive

4,227,064,411, 2022

바코드를 글자로, 그것도 서예로 표현한 점도 재미있었는데, 그 안의 글자도 참 요즘 사람들이 생각하는 다양한 언어들로 표현되는 것이 흥미롭더군요.

박진우, still alive

4,227,064,411, 2022

박진우, still alive

그냥 산다, 2024

한글의 첫 글자인 ‘가’를 서로 다른 뜻의 한자로 쓴 작품입니다.

한자의 모양과 의미, 그리고 한글이 얼마나 잘 만들어진 글인지 단번에 깨닫게 되기도 했습니다.

박진우, still alive

가가가가가가가, 2024

  • 살아있는 alive

서예를 쓰기 위에서는 먹과 머루 등 문방사우가 필요하고 여전히 존재합니다.

그는 붓으로 쓴느 글씨에서 벗어나 글을 쓰는 재료를 또 하나의 추상화로 표현했습니다.

아래 작품은 그럴듯한 한문이지만 실상 글씨는 ‘압구정 현대 대궐 대치동 은마궁전’을 쓴 글입니다.

독특했던 것은 이제는 오래된 10원짜리 동전을 종이에 탁본으로 표현했다는 것이었는데

붓으로 그린 글자가 아닌 탁본의 글씨는 또 하나의 다른 디자인 처럼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박진우, still alive
박진우, still alive

新 삼공불환, 2024

장자에 등장하는 상상속 동물인 곤붕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곤붕은 날아오르는 순간 날개가 마치 하늘을 뒤덮을 정도로 크다고 해서 인지 멋있는 독수리 같기도 했는데요

날아오르는 순간 하늘에서 뿌려진 글자들을 가만히 읽어보면 우리내 인생사를 이야기 하는것 같기도 했습니다.

박진우, still alive

나는 난다, 2019

박진우, still alive

Shoulder to Shoulder, 2024

우공이산이란 뜻은 오랜시간 걸려도 꾸준하면 이룰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한데, 그래서인지 먹탁을 쌓은 작품과 잘 어울리는 의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현재 아무런 결과가 없다고 해도 결국 꾸준한 노력은 빛을 발한다는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겨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박진우, still alive

우공이산, 2024

  • 먹으로 쌓은 탑 inkstick pagoda

작가는 글씨를 쓰면서 닳아지는 먹과 오랜 시간동안 비바람에 풍화되지만 그 자리를 지켜내는 탑을 보며 서로 닮음을 느껴 먹을 쌓아 탑을 만든 작품들을 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시작은 유명 탑들로 부터 였지만 차차 이름없는 작은 탑들에 끌리게 되면서 버려진 탑과 먹의 강인함과 소박함을 담아 작품으로 표현했습니다.

아래 원형의 작품을 보면 마치 우주의 블랙홀에 빨려들것만 같았던 작품은 생명의 탄생과 죽음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과연 우리는 어디서 흘러들어 나오는 걸까요? 우주의 신비는 꽤 매력적이고 이상적이라는 느낌이 드는데 그 느낌을 먹으로 잘 표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박진우, still alive

The road – orbit, 2021

그 옆에는 외로운 나무 혹은 새싹을 표현한 것 같은 ‘생’이라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이는 한자의 갑골문자와 전서를 모티브로 생명이 탄생하는 여러가지 모습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박진우, still alive

生, 2024

가운데는 주로 여러 먹탑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형태도, 재료도 다양하고, 밑을 밭치는 땅의 모양 역시 여러가지로 표현했습니다.

still alive
박진우, still alive
박진우, still alive

먹탑, 2024

박진우, still alive

Into the unknown, 2021

박진우, still alive

탁본에 쓰인 재료들도 상당히 흥미로웠는데 생각보다 예쁘기도 했고 다양했습니다.

평소에는 몰랐을 관심갖지 않으면 이런 아름다운 요소들을 찾아낼 수 있을까 싶습니다.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일은 이렇게 작은 관심에서 부터 시작하지 않나 싶네요.

박진우, still alive

작품의 양은 많은편은 아니나 재미있는 작품들이 많고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여유있게 관람하기 좋았습니다.

기존의 회화, 서양화, 동양화에서 탈피한 작품이었기에 영감을 얻을만한 요소가 나름 있었던 전시지 않나 싶습니다.

예술의전당 당일 티켓이 있다면 해당 전시는 50% 할인된 가격에 보실 수 있으니 시간과 체력의 여유가 되신다면 같이 보시길 추천합니다.

박진우 《 Still Alive 》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전시 더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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