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현 개인전 Ha Chong-Hyun – 국제갤러리 전시 후기

Ha Chong-Hyun

하종현

현재 북촌에서는 단색화의 거장인 하종현 화백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벌써 90세가 넘으신 하종현 화백은 국내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화가이기도 한데요

이번에 국제갤러리에서 몇 작품이 전시된다고 하여 근처 간 김에 같이 둘러보았습니다.

하종현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하면 <접합> 시리즈가 아주 대표적입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1층의 전시실에는 나뭇조각 사이에 여러 가지 색의 물감을 넣고 누름으로써 자연스럽게 배어 나오는 그가 개발한 배압법 기법을 볼 수 있습니다.

배경색은 그가 캔버스 대신 사용하는 주 재료인 마대자루의 짙은 황토색뿐만 아니라 다양한 배경색을 더한 작품들도 볼 수 있는데요, 배경에 따라 그리고 스며들어있는 물감의 색에 따라 매우 다른 느낌과 분위기를 만듭니다.

이를 단순히 사이에 물감을 넣어서 배합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때로는 사선으로 번지는 것과 같은 형태로 표현하여 다양한 율동성을 동시에 보여주기도 합니다.

형태 역시 세로 가로 등 다양하게 배치한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언뜻 보면 비슷하게 보이지만 물감의 흐름과 베어져 나오는 형태에 따라 다양한 리듬을 볼 수 있습니다.

삶의 리듬이라는 것은 어쩌면 많은 것들이 부딪치며 이루어진 결과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하종현의 <접합>시리즈를 보면 틀린 것이 아닌 세상의 다른 것들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합니다.

안쪽 전시실에는 붓 터치가 강조된 작품들이 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남자의 모습은 론 뮤익 자기 자신의 자화상이기도 한특히 그의 작품에서 대표적인 기법 중 하나가 또 다른 접합의 신작인 <Conjunction 24-52>인데요,

이 시리즈들은 특히 마포 뒷면에서 물감을 밀어내 마치 앞에서 보면 기포가 올라오는 것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효과는 자연스러운 그라데이션으로 표현하여 마치 마포의 거치고 어두운 느낌을 다시 생기있게 살아나게 하는 느낌도 주며 어떤 때는 물이 물감이 흘러내리는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면서 다양한 형태를 만들어 냅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또 다른 느낌의 하종현 화백의 작품들을 만나보실 수 있는데요

<Conjunction 23-74>에서는 좀 더 자유분방한 붓 터치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마냥 생각 없이 그린 그림이 아닌 상당히 계산 된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때로는 일자로 그냥 그대로 내려 긋는 기법이라든지, 차곡차곡 쌓아 올린 붓 터치 자체에 그라데이션을 이용해 좀 더 다양한 색의 이미지를 표현합니다.

특히 이 작품의 표정을 보면 인간으로서의 고된 삶을 느낄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강렬한 눈빛이 그녀만의 강인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보통 화이트로 그린다고 하면 순수한 어떤 형태의 퓨어 화이트를 떠올리지만 마포 위에 그려진 화이트는 어딘가 빈티지하면서도 한국 고유의 흰색을 연상케 합니다.

이번 전시 포스터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이기도 한 이 작품은 론 뮤익 작품 중에서도 매우 대형 작품에 속합니다.옆 한옥 안 전시실에서도 하종현 작가의 전시는 계속 이어집니다.

이곳에서는 작가의 좀 더 다양한 색채의 작품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보통 우리가 인식하는 크기에서 오히려 부풀려 표현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좀 더 크게 다가오게 하기 위함인데요

론 뮤익은 이렇게 보통의 것들을 실제보다 축소하거나 크게 키우기도 하는데 크기 차이 하나로 사소한 것들을 다르게 생각하게 한다는 점을 이번 전시에서 또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핑크와 레드의 색을 단색으로 표현하면서도 그만의 또 다른 느낌의 색으로 표현하여 기존 생각했던 색의 느낌을 조금 더 다르게 볼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핑크라고 하면 마냥 서양적이고 여성스러운 색일 것 같지만 작가의 작품은 어딘지 모르게 고전미가 흐르고 전통적인 색으로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밝지만 차분한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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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하종현의 작품을 접해보지 못하신 분들은 현재 국제갤러리에서 많지는 않지만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트선재센터에서도 《 하종현 5975 》 전시가 열리고 있기도 한데요, 그의 초기작부터 좀 더 다양한 작품을 관람하시고 싶으신 분들께서는 아트선재센터에 방문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전시 기간 : 2025. 3. 20 – 2025. 5. 11

관람 시간 : 화~일 10:00am – 6:00pm (매주 월요일 휴관)

장소 : 국제갤러리 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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