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리움미술관 고미술전을 보고 한눈에 반해서 다시 한번 찾아가야지 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이번에 그 고미술 전 안에 관심이 가는 상설 기획전이 있어서 방문해 보았습니다.
다소 낯선 제목인 《 전-함 典函 : 깨달음을 담다 》라는 이름으로 전시를 하고 있는데
고미술 중에서도 고려 불교신앙을 볼 수 있는 독특한 전시이기도 해서 소개해 봅니다.
전시 기간 : 2024. 9. 5 – 2025. 2. 23
관람 시간 : 화~일 10:00am – 6:00pm
(매주 월요일 휴무, 1/29 휴무)
장소 : 리움미술관 고미술 상설관 M1, 2F

전시는 고려 시대 불교 경전을 필사한 경전과 이를 보관한 경함이라는 상자를 보여주는 전시입니다.
단순히 불교 경전과 이를 담은 상자라고만 하기에는 모두 금으로 덮여진 엄청난 작품들이라 작품 수가 많지 않더라도 전 세계에 20여 점밖에 안되는 아주 귀한 작품이자 유물이기에 하나하나가 경이로울 정도로 감동을 주는 전시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고미술관에 가면 모든 작품 하나하나가 감동인데, 이곳에 오면 정말 감동을 넘어 감탄을 금치 못하겠더군요.
좀 더 정확한 이해를 위해 자세한 전시설명은 리움미술관 공식 홈페이지의 내용도 덧붙였으니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함: 깨달음을 담다>展은 고려 시대 불교 경전(經典)을 붓으로 직접 필사(筆寫)한 사경(寫經)과 경전을 보관하기 위해 만든 상자인 경함(經函) 중에서 현존 최고 걸작인 두 작품을 집중 조명하는 전시입니다. 전시에서는 선조들의 간절한 염원을 그대로 반영한 글과 그림을 모두 금으로 이룬 《감지금니 묘법연화경》 전체 7권을 통해 그 귀함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사경은 발원문에 의해 고려 충목왕 1년(1345년) 당시 최고 권력계층에서 불법에 귀의하며 정성을 다해 사경을 완성함으로 왕실의 안녕과 깨달음을 얻기를 소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함께 전시되는 <나전국당초문 경함> 역시 전 세계를 통틀어 20여점 밖에 전례 되지 않는 아주 귀한 고려나전 중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입니다. 수만 개의 나전 조각을 세밀하게 다듬고 이어 붙여 다양한 꽃 문양으로 경함 표면을 가득 충전하고 나전의 탈락 방지와 문양 하나하나를 연결해주는 줄기 표현에는 얇은 철선을 사용한 점에서 예술성과 기능성을 겸비한 고려 공예의 진면모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신앙과 예술의 위대한 만남이 이룩한 시대의 걸작들을 한 공간에서 감상하면서 그 가치와 의미에 대해 깊이 교감할 수 있는 뜻깊은 장이 될 것입니다.
(출처 : 리움미술관 홈페이지)
전시장 내부는 매우 널찍한 편입니다.
경전 자체가 7권 정도 되기에 이를 펼쳐놓아 전시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경전 하나하나가 손이 상당히 많이 갔고, 그 길이도 길기 때문에 실제로 보면 놀라울 따름이기도 하고
카메라 앵글로 모두 잡히지도 않더군요.

경전은 현재 7권이 남겨진 상태인데, 겉으로만 봐도 아시겠지만 그 디테일이 이미 표지부터 어마어마합니다.
지금도 금은 귀하지만 당시는 얼마나 귀했을까요?
그만큼 당시 불교라는 종교의 힘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접어서 보관하고 펼쳐서 보는 절첩본 형식의 『법화경』 사경으로 전체 7권이 모두 남아 있습니다. 각 권의 앞쪽에 경전의 내용을 압축해서 그린 변상도가 있고, 제7권 말미에는 발원문이 있습니다. 모든 글과 그림은 예나 지금이나 가장 귀한 재료인 금으로 완성한 사경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발원문에 의하면, 이 사경은 1345년에 진한국대부인 김씨(辰韓國大夫人 金氏)가 충혜왕(忠惠王, 1315–1344)의 영가천도를 기원하는 동시에 충목왕(忠穆王, 1337–1348)과 그의 모후이자 원 황실 출신인 덕녕공주(德寧公主, 1322–1375)를 축원하고자 조성하였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고려후기 최고위층 여성 재가신도가 분명한 동기와 공덕으로 발원한 사경이란 점에서 중요하며, 막대한 재원과 당대 최고 사경 제작 장인들이 투입되어 완성한 고려 사경의 최고 걸작입니다.
(출처 : 리움미술관 홈페이지)

감지금니 묘법연화경 권 1-7권(紺紙金泥妙法蓮華經 卷1–7), 고려, 1345년, 감지에 금니, 각 32.3 x 11.5 cm
이렇게 자세히 보면 모든 글자가 금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한자의 글 하나하나의 내용은 잘 몰라도 그 정성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사진에 금의 화려함과 아름다움이 모두 담기지 않는 것이 아쉬울 뿐이네요.


보통 경전 왼쪽에는 이렇게 풍경과 부처 여러 명을 그린 그림들이 같이 새겨져 있는데 이 역시 금으로 모두 그려져 있으며 글자를 볼 때 보다 그 섬세함이 비할 바가 없을 정도로 놀라웠습니다.




감지금니 묘법연화경 권 7

경전은 접으면 이렇게 손에 쥘 수 있을 정도의 하나의 긴 직사각형 형태로 압축되는 절첩본 형식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경전 표지 자체도 불교 특유의 연꽃 모양 같은 느낌으로 된 금으로 덮여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손때가 탔는지 부분부분 일부 금이 벗겨진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감지금니 묘법연화경 권 6, 고려 1345년
전시장 한가운데는 홀로 반짝이는 경전을 보관하기 위한 경함이 놓여 있습니다.
사진만 보았을 때는 예쁜 문양이 새긴 상자인 것 같지만 실제로 보면 그 화려함과 아름다움은 경전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을 정도로 감동을 줍니다.
역시 사방이 모두 금으로 새겨져 있기에 실제 보면 경이롭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이기도 합니다.
작품의 규모와 완성도를 통해 1272년 고려 조정에서 원나라 황후의 요구로 대장경 보관용 함을 만들기 위해 설치한 특별 관청인 전함조성도감(鈿函造成都監)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경함입니다. 국내외 현존하는 고려나전 자체가 20여점 정도 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나무라는 열악한 재료의 한계를 극복하고 원형을 가장 잘 유지하고 있는 경함이기에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수만 개가 넘는 나전 조각을 세밀하게 이어 붙인 후 수없이 반복되는 옻칠을 통해 요철이 없는 표면의 매끈함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문양의 전체 구성에서도 상호 간 얇은 철선으로 연결하여 아름다운 패턴을 이루고 나전 조각 표면에도 선각을 새겨 디테일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세밀함의 극치로 잘 알려진 고려시대 공예미의 진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고려나전의 대표작입니다.
(출처 : 리움미술관 홈페이지)


나전국당초문 경함(螺鈿菊唐草文經函), 고려, 13세기, 나무에 나전, 황동, 높이 25.6 cm, 너비 47.3 cm, 깊이 25.0cm.
전시는 짧은 편이지만 그 어떤 전시보다 감동적인 작품들이라는 생각입니다.
하나의 경이로운 작품이 주는 감동이라는 게 있는데, 바로 이번 전시를 통해서 하는 말인 것 같기도 했습니다.
고미술전을 아직 보시지 못한 분들은 같이 보시면 더 좋을 전시입니다.
이번 전시는 종교적인 이유에서 많이들 관심을 가지지 않는 불교미술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전시지 않나 싶습니다.
무료 전시이니 리움미술관에 방문하시는 분들은 해당 전시도 같이 보시기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