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아름다움의 유혈사태
All the Beauty and the Bloodshed
Nan Goldin
미국의 대표적인 여성 포토그래퍼이자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사진작가라 하면 바로 낸 골딘(Nan Goldin)을 떠올리게 됩니다.
여성으로서는 다소 파격적인 리얼리티를 보여주는 사진을 찍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특히 자신이 직접 겪은 미국 사회의 하위 계층과 문화, 삶을 사적이면서도 비밀스러운 민낯을 그대로 찍음으로써 1970년대 후반부터 주목을 받은 작가이기도 합니다.
그런 그녀가 마약 중독과 싸우고 치료하며 주변 사람들의 HIV 바이러스와 에이즈의 투병 과정을 기록하는 방식으로 사회적 편견에 맞서 싸운 과정을 그린 <모든 아름다움의 유혈사태 All the Beauty and the Bloodshed> 이름의 다큐멘터리 영화는 또 하나의 그녀의 대표적인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로라 포이트러스(Laura Poitras)가 감독을 맡은 이 영화는 작년 국내에서도 극장에서 개봉하기도 했던 화제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다큐멘터리의 이야기는 그녀가 진통제 약물 오남용으로 마약중독에 걸리게 한 미국 제약 회사 오너 가문인 새클러 가문을 고발하고 투쟁을 벌이는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제 79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의 황금사자상을 수상할 만큼 작품성 면에서도 뛰어나지만 무엇보다 하나의 인간으로서의 자아가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어둠속으로 타락하게 되는지, 더불어 부를 가진 계급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를 어떻게 이용하여 부를 축적하고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지 등 다양한 시각에서 생각해 볼 거리들을 제공하는 다큐멘터리입니다.

영화는 그녀의 대표적인 사진집인 영화의 동일한 제목의 <모든 아름다움의 유혈사태 The Ballad of Sexual Dependency>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해당 사진집은 1970~80년대 그녀가 자신의 친구들, 뉴욕의 LGBTQ 커뮤니티 구성원들의 삶을 날것 그대로 기록한 사진집으로 그녀가 겪은 냉담한 가정환경, 언니의 죽음, 애인의 폭력, 그리고 그 상황에서 빠지게 된 마약과 여성의 관점에서 본 섹슈얼리즘 등 다양한 상황을 담았으며 매우 적나라한 현실 그리고 그녀의 삶이 그대로 녹아든 솔직한 이야기와 기존의 관념을 깨부순 사진으로도 매우 유명한 그녀의 대표적인 사진집이기도 합니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이러한 사진집의 스토리에서 좀 더 확장하고 진화하여 낸 골딘이 훗날 포토그래퍼로서 명성을 날린 이후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마약으로 인해 고통받고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대변하기도 하고 평범한 시민들을 마약 중독에 이르게 한 새클러 가문과 맞서 싸우는 과정 등 여러 사회활동의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명예까지 위협을 느끼면서도 끝까지 저항하고 폭로하며 투쟁하는 모습은 예술가가 예술가로서 어떻게 사회에 기여해야 하는지, 그리고 자신의 작품이 어떤 방식으로 계속해서 영향을 주고 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들에 대해 관철하게 합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타락한 이들을 생각 없이 산다며 우선적으로 비난합니다.
하지만 그 타락의 과정에서는 태생적인 한계 속에 만나는 사람들과 경험에 의해 좌우될 수 있으며 반대로 이를 통해 극복하고 변화될 수 있음을 다큐멘터리에서는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피해를 본 사람과 함께 이야기합니다.
낸 골딘이 사진을 찍으면서 성 노동자로 전락할 수 있었던 상황을 극복했고 마약으로 고통받은 경험으로 다른 누군가의 고통을 이해하여 사회운동을 펼친 것처럼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는 그들을 비난하기 보다 구원하기 위해 깨우치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진정으로 사회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는 단지 인간적인 대우만으로도 되는 것이 아닌, 사회 제도나 물질적인 서포트도 필요합니다.
지금 어딘가에도 남모르게 또 다른 제 2의 낸 골딘이 분명 투쟁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만약 그들을 발견한다면 작은 힘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지지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